▲조정훈 아주대 통일연구소장
전희경
- 조 소장은 남북간 통일의 순서가 독일과는 역순으로 사회통합 먼저한 후에 경제통일, 정치통일로 가자고 한다. 통일을 넘어선 통합의 관점이라는 것이 통합을 먼저하고 통일로 가자는 의미인가? "통합은 대한민국이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기초체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기회가 와도 그 기회를 내것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가 없으면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다. 또한 통합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갈등과 분열의 모습을 극복하기 위한 시대적 요구라고도 볼 수 있다. 지역적 갈등이 봉합되기도 전에 빈부의 갈등,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 또 최근에 불거진 성별 간의 갈등 등은 우리사회의 건강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으며 이를 극복하는 노력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으며 또 통일을 위한 가장 본질적인 준비이다."
- 독일은 통일 후 사회통합은 아직도 완성되지 않았는데, 남북간 통일을 사회통합 우선으로 놓으면, 통일이 되려면 엄청 오랜 시간이 걸리겠다. 현재처럼 소통도 안되고 난민문제, 경제격차도 심각한 상황에서 통일은 불가능한 것이라는 뉘앙스를 줄 수 있을 듯하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떻게 통일을 이룰 수 있을까? "그러한 현실을 뒤집어 보면 왜 사회통합이 통일의 기초체력이고 가장 절실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소통, 난민, 경제적 격차에서 가져오는 갈등과 분열을 그대로 둔 채 정치적 체제의 통일은 축복이 아니라 재앙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또 그러한 통합이 어렵고 멀게만 보이는 이유는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는 갈등도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는 갈등의 요소를 통합해 나가는 훈련과 경험은 통일을 이루는 가장 중요한 겸험과 실험이 될 것이다."
- 분단비용이 통일비용보다 규모가 크고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 (분단비용 > 통일비용)라고 보고 있다. 그 이유는? "분단비용은 경제적 비용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에 내재한 정서적 심리적 불안감 그리고 지리적 단절로 오는 사회적 비용 등을 모두 포함한다."
- 디아스포라와 차세대의 역할로서 사회통합을 위한 소통을 많이 하는 것, 통일을 비전으로 삼고 통일인식을 제고하고 통일을 위해서 무엇인가를 하자는 것으로 보는가? "디아스포라와 차세대가 가진 공통점은 우리 사회의 주류가 아니라는 데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이 두 그룹이 우리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한다. 기존의 이해관계에 직접 얽혀있으면서 사회통합을 주장하기 보다는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자리에서 사회통합을 위한 새로운 목소리와 노력, 특히 한반도에 갇히지 않고 글로벌 경험을 한국에 적절히 제공하는 디아스포라들의 역할은 우리 사회에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6.15정신은 상호체제 존중이다. 사회통합에서 이 정신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하나의 체제와 사상이 배타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것으로 보면 되는가? "우리 사회가 오늘날 사용하는 '탈북민 정착'이라는 표현에는 우리는 중심이고 주인이며 탈북민은 변두리이고 손님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이것은 통합의 원칙이 아니다. 또 이런 마음으로는 3만 탈북인 더 나아가서 2700만 북한주민을 품어낼 수 없다. 통합은 주인과 손님 구도를 동등구조로 바꾼다. 통합은 나와 상대방을 동등하게 보며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하고 유용한 존재라는 전제하에 가능하다. 파랑과 빨강이 만나면 보라색이 나오듯이 통합은 내것을 무조건 고집하지 않고 새로운 모습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을 만들어 낸다."
-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아주대 통일연구소는 통일을 만들어 내는 집이다. 그 집에서 한국사회와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통일을 만드는 일꾼들을 모으고 연결하고 또 같이 훈련할 계획이다. 우리 민족에게 마지막 남은 기회인 통일을 아수라장이 아니라 축복으로 만들기 위해 그 시간이 오기 전에 한 명이라도 더 통일을 위해 준비된 일꾼으로 만들어 가는 게 목표이다. 이제 남은 시간이 얼마 없다고 느낀다. 또 이러한 마음을 가진 이들을 곳곳에서 만나고 있다. 통일을 꿈꾸며 준비하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의 큰 물결을 이루어 통일의 업을 담당하는 날이 오는 것을 보는 게 가장 흥분된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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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에서 이코노미스트, 통계학자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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