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바위와 느티나무노란 느티나무와 진회색 항아리바위가 서로 주고받아 드러난 색감은 오묘하고 신비롭다.
김정봉
바위 하나하나에 주인의 생각을 담아 이름을 붙였다. 정자 곁에 있는 바위는 사다리바위, 제암(梯巖), 병풍바위 병암(屛巖), 숨은바위 은암(隱巖)이라 했고 나머지 바위들도 꼼꼼하게 귀암(龜巖), 인암(印巖), 반석(盤石), 탁영암(濯纓巖)이라 지었다.
황파는 부모님이 원했던 등제는 못했지만 학문이 뛰어나고 효심이 지극하기로 팔도에 소문난 선비였다. 부모님이 병이 들었을 때 하룻밤 백리 길도 마다하지 않았고 단을 쌓아 금식하며 기도를 했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나자 세상에 나아갈 뜻을 접고 향촌에 눌러앉아 벗과 시영(詩詠)하고 세상을 논하며 마음을 즐겁게 하였다.
황파의 마음을 도암정 현판에 담았다. '연비어약(鳶飛魚躍)', '솔개는 (하늘을) 날고 고기는 (물속에서) 튀어 오른다'는 뜻이다. 모름지기 만물은 우주의 질서 속에 존재하는 것, 억지로 세상에 나가지 않고 순리대로 살아가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