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뿌리 인권상'을 받은 전숙자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원이 수상소감을 밝히고 있다. 그는 수상 소감에서 "아버지 잃은 유가족으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인권 신장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말했다.
심규상
전숙자(69)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원이 대전충남인권연대가 주는 '풀뿌리 인권상'을 받았다.
대전충남인권연대는 15일 저녁 7시 30분, 대전NGO센터에서 제3회 '풀뿌리 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전씨는 1950년 6.25 한국전쟁 당시 군인과 경찰에 의해 살해된 아버지 죽음의 진상을 밝히고 민간인 집단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눈물을 닦아 인권실태를 개선하는 데 기여한 공로가 인정됐다.
전씨의 아버지는 전쟁이 나던 그해 좌익 활동을 한 혐의로 군경에 의해 대전 산내 골령골로 끌려가 살해됐다. 전씨가 겨우 두돌이 지난 때였다. 다복했던 전씨의 가정은 이 일로 송두리째 무너졌다. 아들을 끌고 가는 경찰과 우익단체 사람들을 붙잡던 전씨의 할머니는 두들겨 맞아 일급 창각 장애인으로 평생을 살아야 했다. 전씨의 할아버지는 어린 나이에 남편을 잃은 며느리가 안타까워 강제 출가시켰다.
얼마 후 전씨의 오빠는 우익단체 사람들에게 독살당했다. 전씨의 작은아버지는 목숨을 지키기 위해 월북했다. 연좌제로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던 막내삼촌은 세상을 한탄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징용에 끌려간 큰 고모부는 돌아오지 못했다. 전씨의 할아버지마저 거듭된 충격으로 끝내 정신을 놓았다. 홀로 할아버지를 돌봐온 전씨마저 "쟤네 아버지는 빨갱이래요"라는 놀림에 다니던 초등학교를 중퇴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