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입회하에 제천 화재 참사 현장 감식 진행23일 오후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현장에서 유가족 대표(왼쪽 안전모) 입회하에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관계자들과 함께 화재 원인을 밝히기 위해 2차 현장 감식을 하고 있다.
유성호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소방당국이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충북 제천 복합건물 화재 당시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하는 즉시 2층 진입을 시도하지 않은데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5일 소방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질의에 대비해 작성한 내부 자료를 보면, 소방청은 '인력부족 문제도 있지만 2층 인명 구조실패는 지휘력 부재라고 보는데?'라는 예상 질의에 "화재 초기 화세(火勢)가 거센 상황에서 진화나 구조인력이 절대 부족했고, 눈에 보이는 3층 요구조자(구조가 필요한 사람)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라는 내용의 답변을 준비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볼 때 구조 성패 여부를 떠나 구조대가 도착한 오후 4시 6분경 즉시 2층으로 진입을 시도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라며 유감을 표명하는 것으로 돼 있다.
소방청은 또 다른 예상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2층에서 여성분의 구조요청 신고를 처음 접수한 것은 첫 화재신고 6분 뒤인 오후 3시 59분"이라며 "이후 오후 4시 12분까지 상황실에 통화한 사례, 당시 화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할 때 오후 4시 15분 전후까지는 생존자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생존추정 골든타임은 오후 4시 15분경이 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한다. 따라서 오후 4시 10분 전에는 내부 진입에 성공했어야 생존자를 구출할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불이 난 제천 복합건물 2층 여성 사우나에서는 사망자가 20명이나 나와 소방당국의 초동 대응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유족들은 소방당국이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이 가장 많았던 2층이 아닌 지하를 먼저 수색해 인명피해를 키웠다는 주장을 펴며 초동 대응을 질타해왔다.
소방당국 내부 답변자료를 종합해보면 지난달 21일 오후 3시 53분께 '불이 났다'는 화재 신고를 접수했고, 소방선착대는 오후 4시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
화재진화 인력 4명을 포함해 13명이었던 선착대는 도착과 함께 화재진압, 건물 1층 부근 2t짜리 LPG탱크의 폭발 방지에 집중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방청은 "당시 선착대장은 눈에 보이는 위험 상황에 집중 대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하고 화재진화와 가스탱크 방어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선착대에 이어 인근 지역의 고드름 제거작업에 투입됐던 제천구조대가 오후 4시 6분께 화재 현장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