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지지자들에 설명하는 김세연 사무총장유승민 바른정당 후보 지지자들이 지난 4월 24일 오후 후보 사퇴를 논의할 예정인 의원총회를 반대하며 여의도 당사에 들어와 농성을 벌이는 가운데, 김세연 사무총장이 농성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권우성
김세연 바른정당 의원(부산 금정구, 3선)의 최종 선택지는 자유한국당이었다. 대선 기간 선거대책본부장으로, 대선 이후에는 원내대표 권한대행 등으로 유승민 대표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뒷받침했던 그였다.
그런 그가 탈당을 결정한 핵심 이유는 좁아질 대로 좁아진 지역구 민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9일 낸 입장에서도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그간 지역에서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저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해온 당원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라며 복당 의지는 지역구 당원들의 뜻에서 나온 것임을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바른정당을 사랑해주시는 많은 국민과 당원들, 남아 계시는 동료들, 특히 함께 뜻을 세워 오신 청년 여러분을 생각하면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라며 자신의 결정에 실망할 바른정당 당원들에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 의원은 9일 탈당계를 팩스로 제출할 예정이다.
샛문 활짝 연 한국당, 장제원 "오는 사람 돌아가라 하면 야박하지 않나"
김 의원은 불과 7개월여 전인 지난 5월 22일 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바른정당으로의 '귀순'을 권했다. 결국 자신이 한국당으로 귀순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적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시 그는 "한국당 내에도 합리적인 의원이 많이 계실 것"이라면서 "개혁 보수, 따뜻한 보수, 말이 통하는 보수, 미래로 나가는 보수. 바른정당이 여기 있다"라고 설득한 바 있다.
한창 국민의당과 통합을 도모하고 있는 유 대표의 입장에서는 눈앞이 캄캄해지는 소식일 수밖에 없다. 김 의원뿐 아니라 이학재 의원도 복당을 고민하고 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애당초 통합 불참에 선을 그으며 탈당을 시사한 바 있기 때문이다. 앞서 유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의원은 설득이 안 되고, 이 의원은 최대한 설득하는 중이다"라면서 난처한 입장을 전했다.
당내 분위기도 얼어붙었다. 진수희 최고위원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김세연, 이학재 의원은 몇 달 전부터 계속 (복당 의사를) 밝혀왔다. 국민의당과 통합이 이뤄지면 일단 남겠다고 하기도 했는데, 다시 오락가락하는 것은... 굳이 이해하려면 지역구 압박이 거센 것 아니겠나"라고 씁쓸한 마음을 전했다.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대표가 줄곧 밝힌 바대로, 추가 복당파를 위한 '샛문'을 열어두기로 했다. 홍문표 사무총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신다면야 우리야 맞이할 것"이라면서 환영의 뜻을 표했다. 장제원 수석대변인 또한 문자 메시지를 통해 "오면 오는 것"이라면서 "오는 사람 돌아가라고 하면 너무 야박하지 않느냐"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세연 의원에 앞서 남 지사는 같은 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 참여하지 않겠다"라면서 "생각이 다른 길에 함께할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도 "합당에 동참할 분들의 건승 또한 빈다"라며 "대통합의 길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기를 희망한다"라고 말했다.
남 지사의 경우 한국당 복당 여부는 일단 유보하기로 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복당 문제는 (통합 불참 발표) 이후에 생각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승민 대표의 통합 노선이) 무조건 옳지 않다는 것이 아니다. 우선 순위가 다르다는 것이다"라면서 "어차피 다음 대선을 앞두고 다시 (보수)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 (탈당해도) 결별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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