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총 신년교례회 온 김성태 "교육독재 맞설 것"

[현장] 교총 신년교례회에 얼굴 보인 정치인들, 교육개혁 놓고 시각차

등록 2018.01.09 15:45수정 2018.01.09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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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출범 8개월... 몇몇 정책은 학교현장의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9일 오전 11시, 현 정부와 교육정책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가 연 교육계 신년교례회.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이 행사에서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은 이같이 말한 뒤 "학교현장과 함께하는 교육개혁, 국민들이 공감하는 교육개혁을 주문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념 공세' 벌인 김성태 원내대표, 박수받아

 9일 오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국교총 신년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9일 오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국교총 신년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윤근혁

한국교총 시·도대표와 정치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장,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교총 교례회에는 이전 정부에서는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도 잇달아 참석했다. 한국교총은 이번에도 청와대에 문재인 대통령 참석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교총은 최근 '교사 응모 가능형 교장 공모제 확대'와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일반고 전환' 등의 교육정책을 놓고 교육부와 대립해왔다. 이 단체 관계자는 "오늘이 신년 인사회라 하 회장이 최대한 자제하며 발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성태 대표가 마이크를 잡으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행사장이 '교육개혁' 성토장이 된 것이다. '신년 축하말씀' 차례에서다.


김 대표는 "한국교총에 큰 걱정이 있다고 들었는데 교장 공모제 전면 확대 때문"이라면서 "무자격 교장 공모제는 학교 교육현장을 정치화, 선거화하고 교육감 코드 맞추기 정치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손뼉을 쳤다.

이어 김 대표는 "교육부는 편향된 정치이념에 물들지 않도록 학부모 요구를 들어야 하며 자유한국당은 무자격 교장 방지법 입법에 나서겠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 편향적 교육독재에 강력히 맞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념 공세, 독재 규정'에 대해 다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을 마친 김 원내대표는 무대에서 내려온 뒤 5분 여 만에 행사장에서 퇴장했다. 유승엽 위원장에 이어 유승민 대표가 마이크를 잡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행사장 앞쪽 문으로 나간 것이다. 김 대표의 퇴장은 이날 주요 참석자 가운데 거의 첫 번째였다.

김상곤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우동기 대구교육감 그리고 상당수 정치인들은 모두 1부 행사가 끝나는 이 날 오후 12시 이후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 발언은 우리가 낸 (무자격 공모제 반대) 성명서 판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교총이 김 원내대표와 사전에 발언 내용을 조율했느냐'는 물음에 "전혀 조율하지 않았다"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 단체는 교육부가 전체 학교의 1/3 수준인 자율학교에 한해 '교장 자격증 소지자는 물론 15년 경력 이상을 가진 교사'에게도 교장 응모기회를 주는 '내부형 공모제' 확대방안을 지난해 말 내놓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교장공모제는 대부분의 교육선진국에서 일반화된 제도다. 한국에서도 '평교사 응모 가능형 교장공모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 제도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로만 응모자격을 국한한 초빙형 교장공모제보다 '학교발전'과 '학부모만족도' 전체 21개 항목 중 20개 항목에서 우수했다. (관련기사 : '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 학부모 만족도 '최상위')

김상곤 장관은 덕담 던졌지만...

 9일 교총 신년 교례회에서 만난 김상곤 교육부장관(왼쪽 세 번째)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왼쪽 두번째).
9일 교총 신년 교례회에서 만난 김상곤 교육부장관(왼쪽 세 번째)과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왼쪽 두번째).윤근혁

이날 유승민 대표도 축사에서 "올해는 우리 교육이 중심을 잡아가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면서 "김성태 원내대표가 말씀하신 교장 공모제 뿐만 아니라 수능 절대평가 혼란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린이집과 유치원 방과후학교 영어 금지정책이 '양극화 불평등 해소'에 거꾸로 가는 것 아니냐"고 김 장관을 몰아세웠다.

앞서 이날 축사에서 김 장관은 "촛불 혁명으로 탄생한 새 정부의 교육부는 잘못된 관행을 고치고 혁신 교육 정책을 펼쳐갈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한국교총이 협력적 파트너임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덕담을 던지기도 했다.

여당 의원으로서는 유일하게 마이크를 잡은 박경미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야당 대표들이 이견을 극단적으로 드러내기도 하셨는데, 숙의를 거쳐 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의원의 말에 손뼉을 치는 참석자는 없었다.

한편, 이날 행사장 밖에는 8개의 대형 화환이 놓여 있었다. 이 가운데 비교육계 인사가 보낸 것은 2개였다. 한국자유총연맹 김경재 총재와 1심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보좌진 월급 빼돌린 불법 정치자금 혐의)이 선고된 이군현 의원(자유한국당, 전 한국교총 회장)이 보낸 것이었다.
#김성태 원내대표 #한국교총 #교장공모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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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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