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한국교총 신년 행사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윤근혁
한국교총 시·도대표와 정치인 등 300여 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는 김상곤 교육부 장관,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유성엽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장, 유승민 바른정당 대표, 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도 참석했다.
교총 교례회에는 이전 정부에서는 이명박과 박근혜 대통령도 잇달아 참석했다. 한국교총은 이번에도 청와대에 문재인 대통령 참석을 요청했다고 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한국교총은 최근 '교사 응모 가능형 교장 공모제 확대'와 '자율형사립고와 외국어고 일반고 전환' 등의 교육정책을 놓고 교육부와 대립해왔다. 이 단체 관계자는 "오늘이 신년 인사회라 하 회장이 최대한 자제하며 발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김성태 대표가 마이크를 잡으면서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행사장이 '교육개혁' 성토장이 된 것이다. '신년 축하말씀' 차례에서다.
김 대표는 "한국교총에 큰 걱정이 있다고 들었는데 교장 공모제 전면 확대 때문"이라면서 "무자격 교장 공모제는 학교 교육현장을 정치화, 선거화하고 교육감 코드 맞추기 정치 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참석자들 대부분이 손뼉을 쳤다.
이어 김 대표는 "교육부는 편향된 정치이념에 물들지 않도록 학부모 요구를 들어야 하며 자유한국당은 무자격 교장 방지법 입법에 나서겠다"면서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 편향적 교육독재에 강력히 맞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념 공세, 독재 규정'에 대해 다시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말을 마친 김 원내대표는 무대에서 내려온 뒤 5분 여 만에 행사장에서 퇴장했다. 유승엽 위원장에 이어 유승민 대표가 마이크를 잡자마자 자리에서 일어나 행사장 앞쪽 문으로 나간 것이다. 김 대표의 퇴장은 이날 주요 참석자 가운데 거의 첫 번째였다.
김상곤 장관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우동기 대구교육감 그리고 상당수 정치인들은 모두 1부 행사가 끝나는 이 날 오후 12시 이후까지 자리를 지켰다.
한국교총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 발언은 우리가 낸 (무자격 공모제 반대) 성명서 판박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교총이 김 원내대표와 사전에 발언 내용을 조율했느냐'는 물음에 "전혀 조율하지 않았다"고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이 단체는 교육부가 전체 학교의 1/3 수준인 자율학교에 한해 '교장 자격증 소지자는 물론 15년 경력 이상을 가진 교사'에게도 교장 응모기회를 주는 '내부형 공모제' 확대방안을 지난해 말 내놓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교장공모제는 대부분의 교육선진국에서 일반화된 제도다. 한국에서도 '평교사 응모 가능형 교장공모제' 만족도가 가장 높았다. 이 제도는 교장자격증 소지자로만 응모자격을 국한한 초빙형 교장공모제보다 '학교발전'과 '학부모만족도' 전체 21개 항목 중 20개 항목에서 우수했다. (관련기사 :
'교사 응모형 교장공모제' 학부모 만족도 '최상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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