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여해 전 최고위원
인터넷언론인연대
- 홍준표 대표와 갈등은 어떻게 시작됐는가.
"홍 대표와 최초의 싸움은 서울시당 문제였다. 시도당 위원장은 누구나 할 수 있게 돼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절차도 없이 의원만 출마할 수 있도록 바꿨다.
제가 문제를 제기했다. 당헌 당규상 갑자기 바꾸는 것도 안 되지만 그것도 의원만 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누구나 할 수 있게 열어 놓는 것이 맞다.
왜 의원만 하느냐고 했더니 지방선거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최고위원도 원외가 하면 안 되고 대표님도 하면 안 된다고 했더니 갑자기 화를 냈다. 그게 바로 첫 싸움의 시작이었고 의견대립이었다.
두 번째가 호남 끌어안기였다. 처음에 최고위원이 된 후 김제에 가서 행사를 했다. 다녀와서 홍 대표께 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고 하니까 처음에는 만들라고 했다. 하지만 곧 '그건 해서 뭐 하냐?'라고 말 바꿔 못 만들게 했다.
평등이라는 것은 너와 내가 하나하나 갖는 게 아니다. 호남이 열악하면 호남에 두 개를 주는 게 평등일 수도 있다. 모든 게 다 똑같을 순 없다. 정치 특히 자유한국당에서 호남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중앙당에서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서 행사를 많이 할 수 있게 도와준다거나, 중앙당에서 많은 사람이 내려가서 관심이 있다고 보여주는 것이 평등이라고 생각했다. 그것을 먼저 실현해보고 싶었다. 그만큼 관심을 가지면 호남에서도 진정성을 알아보는 사람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세 번째 싸움은 바른정당 사람들 들어오는 부분이었다. 이분들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였다. 저는 당헌 당규상 윤리위 등의 과정을 거쳐서 들어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들어올 때 국민과 당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갑자기 들어와서 어떻게 됐느냐. 누구라고 꼭 짚지는 않겠지만 장아무개 수석대변인이라고 있다.
그분 같은 경우는 바른정당에 있을 때 우리 당에 대한 심한 욕을 많이 하던 분이다. 그런데 다시 우리 당에 들어와서 당의 얼굴인 대변인이 된다? 바른정당에서 비판을 그렇게 많이 하다가 갑자기 우리 당에 와서는 바른정당 공격을 하더라. 이거는 코미디라고 생각했다. 우리 당의 인물이 그렇게 없는 것도 아니고 그분이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게 제 원칙이었다. 아니면 조금 자숙하는 과정을 몇 개월 정도는 거쳤어야 했다.
최고회의를 들어가 보면 전부 그분들이었다. 사무총장, 거기다가 홍보위원장, 대변인, 연수원장 모든 사람이 바른정당 사람이었다. 내가 너무 도덕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정치라는 것이 이렇게 코미디 같다는 사실에 씁쓸했다. 그리고 그분들이 우리 당을 갑자기 너무나 아끼고 사랑하는 것처럼 이야기하는데, 진짜 당이 어려웠던 그때엔 그분들이 바른정당에서 우리 당을 보면서 이렇게 얘기했었다. '곧 없어질 당'이라고. 그런 부분에 대한 갈등이 매우 컸다.
네 번째는 당 사유화를 놓고 벌어진 갈등이다. 이 과정에서 저는 제대로 찍혔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저는 No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모두가 '마마 그러하옵니다'라고 할 때 저는 '근데 그건 아닌 거 같은데요'라고 하다 보니 찍히는 것은 정해진 수순이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사당화로 가고 공천 장사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예스맨으로 기록되고 싶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의 공천 장사와 사당화, 그런 모습이 역사에 기록이 될 건데 가만히 있는 것도 공조와 공범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냥 함께 웃으면서 갈 수는 없었다. 보수 우파가 바로 서기 위해서는 하나로 합쳐야 한다. 하나로 합쳐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저는 홍준표로 합쳐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섯 번째는 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다. '홍발정제' 사건이 났을 때 당시 저는 수석부대변인을 했다. 그날 아침을 잊을 수 없다. 너무 당황스럽고 기가 막혀서 어떻게 막을 수가 없는데 그 안에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정도는 그냥 지나간다는 식이었다.
근데 바깥에 나가니까 모두가 저에게 '창피하지 않으냐' '안 부끄럽냐' '너도 먹었냐'(라는 말을 들었다)... 정말 부끄러웠다. 우리가 이런 얘기를 한다. 여자가 정치하기 힘들다. 저는 이번에 뼈저리게 깨달았다. 젊은 여자가 정치하려면 참아야 하는 게 너무 많았다. 특히 웬만한 비아냥거림을 농담같이 듣고 지나가라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 제가 형사법을 가르치는 입장에서 그것은 성추행이고 성희롱이다. 그런데 그것을 참지 못하고 넘어가는 사람에게 야단을 치더라."
"영부인이 할 수 있는 일 많은데 음식에만 치중하는 것 같아서..."- '김정숙 여사 곶감 사건'도 빼먹을 수 없을 것 같다. 당시 어떤 상황이었기에 이런 말이 나왔나. 또한 어떻게 해서 그렇게 시비에 휘말리게 되었는가? 또 당시와 비교해 현재 심정 바뀐 것이 있는가?"살다 살다 이렇게 황당한 경우는 처음이다. 웃자고 했는데 죽자고 덤빈다는 말이 있다. 저는 정말 웃자고 한 얘기였다. 처음에 곶감이 주렁주렁 달린 사진이 올라왔기에... 제가 좀 호기심이 많다. 저 곶감은 진짜 직접 다 하신 걸까? 저번에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 곶감을 직접 만들었다고 하셨는데 결국은 샀다고 했는데?
곶감은 본인이 직접 깎았을까? 청와대 감일까? 다 매단 것일까? 곶감이 빨리 마르지 않을 텐데 왜 이런 것을 직접하고 계시지? 할 일이 굉장히 많은데...
그래서 (페이스북에) '직접 한 게 맞아요?' 하니까 며칠 뒤에 청와대에서 사진이 올라왔다. 대변인까지 직접 나서서 '직접 다 했어요'라면서 기자에게 나눠주는 영상을 보냈다. 류여해가 말했더니 답변이 왔다고 기사가 떴다.
저는 그때 사진을 보면서 감을 따는 동작이 이상했다. 사람들이 제게 '저건 감 깎아본 사람이 아니다'라고 제보했다. '곶감을 저렇게 말릴 수 없다'고 해서 '깎는 사진 말고 동영상을 올려주세요. 그때 그 당시 찍으신 거 아니죠? 증거 대주세요'라고 했다.
저는 재미로 올렸다. 왜냐면 이렇게까지 소통을 잘하는 영부인이 없었고 제가 최고위원쯤 되니까 질문을 한 것이다. 그랬을 경우 소통을 잘하시는 영부인이시니까 자유한국당의 젊은 최고위원을 한 번쯤 불러서 이렇게 했다고 직접 보여주실 수도 있겠거니 생각했다. 이게 진정한 소통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댓글부터 시작해서 온갖 욕을 다 들었다. 저는 진짜 궁금했다. 직접 했는지, 이런 거 하는 것보다는 곶감 농가에서 직접 사서 나눠주고 본인(영부인)은 다른 거 하시는 게 낫지 않겠냐 했더니 뭘 그렇게 그러냐면서 계속 해명이 나왔다.
진짜 웃자고 질문했다가 제일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될 것 같다. 저는 지금도 굳이 감을 그렇게 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고 영부인께 답을 듣고 싶다. 원래 곶감 만드는 것을 좋아하시는지? (제 진의는) 영부인이 그렇게 음식을 하는 모습만 보이게 되면 우리나라에서 여자는 그런 일만 한다고 인식될까 봐 다른 일을 해주시면 어떨까 하는 말이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웃자고 했다가 죽자고 해, 죽을 뻔한 케이스다."
"호남 지키고 호남 끌어안아 줄 수 있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