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와의 경기가 있었던 지난 1월 23일 밤의 호치민 시티 거리 모습입니다.
김시영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볼 수 있었습니다. 그때 우리는 나짱(나트랑)에 있을 때였는데, 텔레비전을 틀면 박항서 감독의 모습이 자주 보였습니다. 훈련을 하는 선수들을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박항서 감독을 보며 신기하기도 했고 또 뿌듯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베트남이 연전연승해서 결승에까지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진짜로 그렇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베트남이 결승에 올라가다니, 그야말로 기적과도 같은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빈 말로 했던 베트남의 결승 진출은 진짜가 되었고 박항서 감독은 베트남의 영웅이 되었습니다. 아쉽게도 우즈베키스탄에게 1-2로 져서 최종 승자는 될 수 없었지만 베트남 축구 역사상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던 지난 AFC U-23 축구대회였습니다.
하이스쿨 부라더, 박항서 감독님 박항서 감독은 제 남편의 고등학교 선배님입니다. 서울 경신고등학교는 우리나라 축구 역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선수를 여럿 배출했는데,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분으로는 차범근 감독과 박항서 감독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남편의 고교 동창들은 지금도 만나기만 하면 두 분 선배님들의 활약을 이야기하며 동문임을 자랑스러워합니다.
베트남이 시리아와 맞붙었던 지난 1월 17일이었습니다. 저녁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어가니 밥 먹는 사람들의 눈길이 텔레비전 화면에서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그날 우리나라도 8강 진출을 두고 호주와 시합을 하였습니다.
우리나라와 호주의 경기 내용이 궁금하여 스마트폰으로 이리저리 검색하고 있는데 우리 뒷자리에서 식사를 하던 사람들 중의 한 명이 우리 자리로 왔습니다. 그는 우리에게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