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양승태 대법원과 박근혜 권력 야합, 국정농단보다 심각한 사안"

[스팟인터뷰]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 사실로 드러나... 법원행정처 개혁해야"

등록 2018.01.23 18:13수정 2018.01.23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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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권우성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서구을)이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지난 22일 발표에 대해 "지금까지 밝혀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보다 훨씬 심각한 사안"이라며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가장 큰 위험이 사법부 내부 고위층에 있었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평했다. 대법원 추가조사위는 '국가정보원 댓글 대선 개입 사건'과 관련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재판 결과를 두고 박근혜 정부 청와대와 양승태 대법원이 함께 결탁한 정황을 발표했다.

박 의원은 23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소수자와 인권 보장의 최후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법원이 이렇게 정부 권력과 결탁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사법부는 본인들에게 유리한 사법제도 도입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 권력과 야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추가조사위 발표에서 원 전 원장의 2심 선고 전후로 사법부가 재판부의 동향을 청와대에 보고한 것에 대해선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선 견강부회식으로 '판사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해왔지만 '블랙리스트'라는 제목을 붙여야만 블랙리스트가 되는 것인가. 개별 법관에 대한 사찰과 평가가 이뤄졌다는 게 블랙리스트지 무엇인가"라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 대한 향후 수사에 대해서는 "내일 있을 당 회의에서 모두 발언이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인 그는 "이번에 문제가 된 법원행정처 권력의 과도화를 개혁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밝혔다.

다음은 박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블랙리스트 제목 붙여야 블랙리스트냐... 법원행정처 개혁해야"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2017년 9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는 모습.
양승태 대법원장이 지난 2017년 9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퇴임식을 마치고 청사를 떠나고 있는 모습.이희훈

- 지난 22일 대법원 추가조사위원회 발표가 있었다.
"사법부 독립에 대해서는 그간 역대 대법원장들이 늘 여론으로부터, 또 정치권력으로부터, 국회로부터의 독립만 줄곧 외쳐왔지 소위 내부로부터의 독립, 내부에 의한 사법부 침해 위험성은 강하게 지적되지 않았다. 이번 사태의 본질은 법관의 독립을 침해하는 가장 큰 위험성이 법원 자체 내부에 있었고, 그것도 다름 아닌 대법원장을 포함한 법원행정처 고위 법관들에 있었다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다는 점이다.


양승태 대법원장 당시 사법부는 본인들에게 유리한 사법제도 도입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 권력과 야합하고 심지어 박근혜 대통령 권력이 원하는 (쪽으로) 원세훈 국정원장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정황, 실제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드러난 것이다. 제가 보기엔 지금까지 밝혀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보다 훨씬 심각한 사안이다.

지난 정권과 사법부가 결탁했다는 게 드러난 것이다. 흔히 '농단'이나 '인권유린', '반법치주의'를 지적하면서 사법부를 정치권력, 행정권력, 수사권력과 정보권력을 감시하고 방어할 최후의 보루이자 수단으로 얘기하지 않나. 소수자와 인권 보장의 최후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법원이 이렇게 권력과 결탁했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 그간 판사 블랙리스트 의혹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자유한국당 등 현 야권 쪽에선 마치 견강부회 식으로 판사 블랙리스트는 없다고 해왔지만 '블랙리스트'라는 게 제목을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해야 블랙리스트가 되는 것인가. 개별 법관에 대한 사찰과 그에 따른 평가가 이뤄졌다는 게 그대로 블랙리스트지 무엇인가. 그간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 페이스북에서 특별히 김상환 부장판사에 대한 사법부의 사찰을 지적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의 가장 큰 관심은 국정원 대선 개입 댓글 사건과 원세훈 재판이었다. 정권은 원세훈 원장의 무죄, 최소한 선거법 무죄로 가닥을 잡았고 거기에 우병우 라인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었다. 그 의혹이 이번에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원세훈 원장 재판도 1심에서 선거법 무죄가 났지만 2심에서는 김상환 부장판사가 강골이고 원칙주의자이다 보니 법원행정처조차도 불안했던 것이다. 아니나다를까 원 전 원장이 유죄가 났고 법정 구속되니 청와대가 대법원에 처리해달라고 한 것이고, 대법원은 그 말대로 전원합의체 판결을 진행한 것이다. 박근혜 청와대가 배후에 있었던 것이다."

- 박근혜 청와대가 배후에 있다는 또 다른 근거가 있나.
"고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 업무일지와 이번에 법원이 발표한 사실들을 대입해서 보면 더 확실해진다. 결국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 그리고 당시 민정비서관이자 이후 민정수석이 된 우병우 전 수석이 다 연관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더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 양승태 전 대법원장 등에 대한 향후 수사 전망은.
"그 부분은 내일 아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이 있을 예정이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

-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다. 사법부 개혁과 관련해 향후 특위 계획이 있나.
"이번에도 문제가 된 법원행정처의 권력 과도화 문제는 당연히 개혁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 하겠다."

[관련 기사] '판사 블랙리스트' 사실로... "선동가 기질 있다" 판사 뒷조사도
#양승태 #판사 블랙리스트 #박범계 #박근혜 #원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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