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연방법원의 디젤 차량 운행 금지 가능 판결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BBC
독일 연방법원이 대기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해 디젤 차량 운행을 금지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각) 독일 라이프치히 연방법원은 환경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시 당국이 대기 오염이 심각한 특정 기간에 자체적으로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할 권한이 있다고 판결했다.
앞서 환경단체들은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의 대기 오염이 유럽연합(EU) 환경 기준보다 2배 이상 나쁘다며 시 당국이 디젤 차량의 운행을 금지할 의무가 있다는 행정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리했다.
그러자 슈투트가르트와 뒤셀도르프를 관할하는 주 정부 2곳이 자동차 산업 보호 및 디젤 차량 운행자의 편의를 이유로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나, 이날 연방법원이 기각 판결을 내리고 거듭 환경단체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독일 대다수 도시의 대기 오염이 호흡기 질환을 유발한다는 주장이다. 독일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디젤 차량에서 주로 배출하는 질소산화물의 과도한 흡입으로 매년 6000명 정도가 조기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15년 전 세계를 뒤흔들었던 독일 최대 자동차업체 폴크스바겐의 '디젤 게이트' 여파와 전기 차량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디젤 차량 생산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야 한다는 여론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독일 전역으로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따라 디젤 차량 개발을 주도해온 독일 자동차 산업이 엄청난 타격이 불가피하고, 대규모 교통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독일 정부도 친환경 대중교통을 개발하고 보급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며, 벌써부터 이 비용을 납세자와 자동차 산업에 어떤 방식으로 부과할지를 놓고 정치권에서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