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 청와대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를 연임한다고 밝힌 2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 기자실에서 이 총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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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를 둘러싼 여러 가지 대내외 여건이 워낙 엄중하기 때문에 개인적인 기쁨보다는 책임의 막중함을 절감하고 있습니다."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말이다. 이날 오후 문재인 대통령이 이 총재를 차기 총재 후보로 지명한 것에 대한 소감을 밝힌 것이다. 지난 2014년 임명된 뒤 4년 동안 한국은행을 이끌어 온 이 총재는 국회 청문회를 통과하면 연임하게 된다. 한국은행 총재의 연임은 44년 만이다.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이 총재는 "한은 총재 연임은 이전에 거의 전례가 없었다"며 "이번에 제가 다시 지명된 것은 저 자신으로서도 큰 영광이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은행으로서도 무척 명예로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앙은행의 중립성과 그 역할의 중요성이 인정 받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4년 전보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 느껴...최선 다하겠다"또 이 총재는 "4년 전에 처음 임명을 받았을 때보다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히기도 했다. 더불어 그는 "우리 경제가 처해있는 많은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앞으로 국회 청문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처럼 이 총재가 짧은 소감을 발표한 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는 앞으로 진행될 국회 인사청문회를 의식한 듯 발언을 되도록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나'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 총재는 "중앙은행 정책의 중립성, 정책 운용의 자율성에 대해 인정받으면서 연임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구체적인 것은 청문회 때 소상히 답하겠다"며 "양해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강원 원주 출신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지난 1977년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해외조사실장, 조사국장과 정책기획국장을 거쳐 통화신용정책 부총재보와 부총재를 역임했고, 2014년 총재로 발탁됐다.
경제부총리와 활발한 교류... 외환위기 대비 가능한 통화스와프 체결도 한 몫이 총재는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총재로 임명됐던 인사이지만 일부에선 문재인 정부 경제팀과 호흡이 더 잘 맞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6월 취임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5번이나 회동하는 등 활발한 교류를 이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와 공조해 주요 국과 통화스와프를 연이어 체결하는 등 성과를 낸 점도 이번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은과 기재부는 작년 10월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연장에 성공한 데 이어 11월에는 캐나다와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했고, 지난달 20일 스위스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바 있다. 만약 우리나라에 외화가 부족한 경우가 생기더라도 계약을 맺은 나라의 돈을 빌려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총재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뒤 대통령이 임명하게 되면 앞으로 4년 동안 더 한국은행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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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지명 이주열 한은 총재 "기쁨보다 책임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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