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의 서울 교육 4년은 실패
누가 진정한 교육개혁 이룰 수 있나"

[인터뷰] 서울시교육감 진보 후보 출사표 던진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등록 2018.03.08 16:41수정 2018.03.08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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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서울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6.13 서울 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김종철

"이제는 서울 교육도 교사 출신이 나서 책임을 져야죠. 촛불정신을 담아 진정한 교육개혁을 누가 이룰 수 있는지, 시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하실거라 생각합니다."

지난달 말 서울 광화문 광장. 혹독한 올 겨울 추위가 막바지 기승을 부리고 있을 때였다. 세월호 유가족을 위한 임시 숙소에서 그를 만났다. 밝은 웃음으로 기자를 맞은 이는 이성대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장이다. 그는 오는 6월 치러지는 교육감선거에 서울교육감 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그는 기자에게 "세월호 광장에서 만나자고 한 이유가 있다"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이 전 지부장은 "우리 아이들이 세월호에서 안타깝게 운명을 달리한 이유는 어른들의 탐욕 때문"이라며 "'사람'을 중심에 두지않는 사고방식과 교육이 바탕에 깔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와 촛불시민이 우리 사회에 요구하는 것은 '사람'이 존중받는 세상이며, 교육개혁이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6.13 교육감 선거는 광역·기초자치단체장 등 다른 지방선거와 달리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따라서 교육감선거는 대체로 진보와 보수진영에서 각각 후보들이 나와, 내부 후보 단일화 과정을 거친다. 각 진영별로 후보가 난립할 경우, 당선 가능성은 그만큼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젠 진정한 교육자가 나서 서울 교육의 개혁을 이끌어야"

서울교육감의 경우 조희연 현 교육감이 재선 의지를 밝힌 상태에서, 이 전 지부장과의 단일화 여부도 관심이 쏠린다. 이미 지난달 27일 교육·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서울 촛불 교육감추진위원회'가 꾸려졌다. 위원회는 3월중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를 상대로 시민 경선을 통한 단일화를 추진한다.

이 전 지부장은 "4년 전의 경우 일반 시민들이 참여하는 선거인단 투표를 통해 후보 단일화가 이뤄졌다"면서 "이번에는 좀더 많은 시민들이 선거인단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시 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이어 8일 오후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 행보에 나섰다.


그에게 물었다. '왜 서울 교육감이 되려고 하는가'라고.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말문을 열었다. 그의 말을 옮겨본다.

"30년동안 교단에 있으면서 누구보다 현장에서 학생, 학부모 등과 소통하면서, '교육을 교육답게' 만들려고 해왔죠. 이젠 더 이상 교단에만 머물지 말자고 생각을 했어요. 지난 촛불 시민들의 요구 등을 돌이켜보면서, 교육개혁의 절실함을 느끼기도 했고... 이를 위해 대학교수나 학자가 아닌 현장 교육자가 직접 나서서 서울 교육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이야기를 계속 이어갔다. 특히 교육 현장에서의 '교실 붕괴'를 언급하면서, 교육개혁을 위해 단순 행정 교육감이 아닌, 진정한 교육자로서의 교육감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시 그의 말이다.

"조희연 교육감의 서울 교육 행정 4년은 실패"

 6.13 서울교육감선거에 나선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
6.13 서울교육감선거에 나선 이성대 전 전교조 서울지부장.김종철

"그동안 우리 교육을 보면, 교수나 정치가 등이 교육부 장관을 맡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 초중등 교육을 잘 모르는 학자 출신이 교육감을 맡지 않았습니까. 그분들의 교육에 대한 잘못된 진단이나 처방이 오히려 교육 현장을 어렵게 만들기도 했지요."

이 전 지부장은 '조희연 교육감'이라고 딱 잘라 말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의 비판은 어느새 조 교육감을 향해 있었다. 기자가 현 서울 교육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을 하기도 전이었다. 그는 각종 학사비리 등으로 사회문제로 비화됐던 영훈국제중 문제를 거론했다. 이 전 지부장은 "영훈국제중은 의무교육의 중학교 단계에서 비싼 학비를 부담할 수 있는 가정의 자녀들만 다닐 수 있는 특권 학교"라며 "처음부터 설립되어선 안되는 학교였다"고 규정했다.

그는 "지난 2013년 회계부정부터 입시비리 등 영훈국제중 문제가 불거졌을 때 곧바로 지정이 취소됐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이 학교는 작년에 버젓이 다시 지정받았다"고 지적했다. 게다가 영훈국제중 이사장의 경우 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됐지만, 거액을 받고 학교를 강남 대형 교회에 매각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지부장은 "지난 4년동안 서울 교육은 사실상 실패"라며 "영훈중, 외고, 자사고 등 특권학교 재지정 발표는 책임을 중앙정부에 미루고, 심각한 교육현실을 외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그의 대안은 무엇일까. '자사고와 외고 등은 어떻게 해야하는가'라고 물었다. 그의 답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 심각한 문제는 바로 '교실 붕괴'예요. 당장 서울에 있는 고등학교 교실에 가보세요. 학생들 다수가 수업시간에 엎드려 있어요. 매년 1만 명이 넘는 학생들이 학교를 떠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요? 우선 외고, 자사고 등 이른바 특권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해야죠. 일반고를 살려야 합니다."

"외고, 자사고 등 특권학교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그는 보수진영의 '하향 평준화' 주장도 적극 반박했다. 이른바 경쟁을 통한 전형적인 학교 서열화가 현재의 '교실 붕괴'를 가져왔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오히려 이런 서열화, 경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영재(英才)를 키울 수 없다고 했다. 특성화 학교인 외국어고 출신 학생들이 외국어를 살리기보다 대입 경쟁에 가장 앞장서 있는 현실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한다는 것.

이 전 지부장은 "특성화고교와 산업정보 학교를 취지에 맞게 더욱 전문화, 다양화해야 한다"면서 "공립 대안학교 설립 뿐 아니라 예체능 중심의 대안 교육과정, 학교를 벗어난 청소년을 위한 직업 전문 교육기관 등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학교폭력위원회를 강화하고, 지역 교육지원청에 인권변호사와 상담관 등을 두어 부당한 인권 침해에 대해서 적극 구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해서도 정규직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2년 이상 근무한 기간제 교사의 경우 우선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면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대표가 학교 운영위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실 현장부터 초중등 교육과 입시 문제와 교사들의 처우까지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그는 과중한 입시경쟁에서 학생과 학부모 등으로부터 자유롭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어느덧 그의 마지막 이야기로 이어졌다.

"지금 우리 교육을 보세요. 학생들 각각이 타고난 소질, 적성을 제대로 살리고 있는지... 오로지 입시에 매몰돼 한줄로 세우기 경쟁에 몰두해 있습니다. 극소수, 상위권 몇 명의 성공한 학생을 만들기 위해서 다수의 학생들을 마치 실패자처럼 만들고 있는겁니다. 이것을 막아야 합니다. 학생들의 자유와 인권도 보장받고, 자율성과 자발성을 이끌어 내는 교육 개혁이 절실합니다. 학생, 학부모, 교사 등과 진정으로 소통하고, 모두가 행복한 교육공동체가 필요한 시점이죠."

#서울 교육감 #조희연 교육감 #교육감 선거 #이성대 전 전교조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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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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