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한 빌딩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는 선창규씨.
오마이뉴스 구영식
"검찰의 힘이 세니까 국가도 책임을 묻지 않더라"선씨는 지난 2013년 8월 30일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뒤 기자에게 "저를 광우병 우려 쇠고기 유통 혐의로 구속한 검사를 정말 용서할 수 없다"라며 "수사검사 등을 상대로 법이 허락하는 한도에서 책임을 묻겠다"라고 말했다.
결국 잘못된 검찰수사에 책임을 묻기 위해 당시 수사를 지휘했던 김석우 부장검사와 수사를 맡았던 이상억 검사를 '피의사실 공표'와 '직권남용'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모두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무혐의 처분했다. 이후 고검에 항고도 하고, 대법원에 재정신청도 냈지만 기각됐다.
대검에 두 차례 진정서를 넣었지만 소용없었다. 심지어 두 검사를 상대로 국가배상소송도 제기했지만 기각됐다. '검찰공화국'인 현실에서 잘못된 검찰수사에 책임을 묻는 일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몇 차례 고소했는데 한번도 조사받아본 적이 없다. 내게 돌아온 것은 '혐의없다'고 적힌 종이 한 장뿐이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냐고? 국가랑 검사는 한편 아닌가?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하는데 검사를 보호하고 있다. '검찰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검찰의 힘이 세니까 국가가 검찰의 책임을 묻지도 않는다."선씨는 "2009년 사건이 일어나고 (무죄판결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검사들을 상대로 소송해서 그들이 처벌되도록 노력해왔다"라며 "하지만 그렇게 노력한 부분은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처벌되기는커녕 되레 무혐의 처분만 받았다. 국가에 호소하면 억울한 일은 해소되어야 하는데 그게 막혀 있으니까 억누를 수 없는 원망과 분노만 생겼다. 그런 원망과 분노로 9년을 보냈다.""법조 스폰서가 청탁해서 손봐준다면 그것이 올바른 나라냐?"검찰의 잘못된 수사로 평생 쌓아온 재산은 바람에 종잇장 날아가듯 사라졌고, 건강마저도 악화됐다. 몇 차례 쓰러져 병원에 실려갔고, 먹는 약의 종류도 늘어만 갔다. 선씨는 "지금 치아는 다 망가졌고, 귀도 잘 안들려 치료받고 있다"라고 자신의 근황을 전했다.
심지어 벌금 미납으로 전주교도소에서 한달 이상 노역장을 하기도 했다. 선씨는 탈루 세금액인 80억 원은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완납했다. 80억 원조차도 누진세에 따라 산정된 금액이고, 실제 탈루 금액은 24억여 원 정도였다. 다만 세금 탈루의 대가인 벌금 40억 원만은 억울했다. 검찰이 별건수사를 통해 불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기소한 탈루 혐의였기 때문이다. 벌금을 낼 돈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결국 40억 원 가운데 19억2000만 원을 미납하자 검찰은 지난해 11월 24일 선씨를 길거리에서 긴급 구속했다. 이것 때문에 몇 개월을 앞둔 딸의 결혼도 깨졌다. 이후 동생 등 가족들이 미납한 벌금을 어렵게 마련하고 나서야 노역장에서 풀려났다. 구속된 지 34일 만이었다.
애초 선씨는 노역장으로 벌금 40억 원 납부를 대신할 생각이었다. 40억 원은 1일 400만 원으로 계산해 1000일의 노역장에 해당하는 금액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선씨가 다시 검찰의 책임을 묻기 위해 시작한 일이 '1인시위'였다. 선씨는 "지난해 광화문 촛불집회에 나갔던 데에는 목적이 있었다"라며 "새로운 정부가 나오면 광우병 쇠고기 사건이 새롭게 조명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청와대와 민변 어느 곳에도 내 얘기에 귀기울여주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조세문제를 뺀다면 난 무고한 사람이다. 익산대통령(박관구 회장)이 '어떤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는데 그 돈을 마련하기 위해 만든 덪에 걸려든 것뿐이다. 다시는 이렇게 증거도 없는 사건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법조 스폰서가 청탁해서 누군가를 손봐준다면 그것이 올바른 나라인가?"선씨는 이상억 변호사가 근무하고 있는 강남의 한 빌딩 앞에 이어 김석우 부장검사가 재직하고 있는 광주지검 앞에서도 1인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선씨는 "(두 검사의 수사책임)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1인시위를 계속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두 사람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상억 변호사는 이날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제가 답변할 이유가 있나?"라며 "(선씨가 1인시위하는 것에는)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하는 것을 검토해야 할 것 같다"라고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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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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