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천 벚꽃양양군에서 진행군항제와 같은 시기에 벚꽃을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로는 남대천 둔치에 있는 낙산대교에서 양양대교에 이르는 제방도로다. 2018년엔 3월 26일부터 시작해서 4월 5일까지 벚꽃을 볼 수 있었다. 예년에 비해 일주일 빨랐다.
정덕수
양양의 봄은 남대천에서 시작해 서서히 대청봉을 향해 치닫는다. 역사는 거슬러 오르지 못하고 가을과 물은 위로부터 아래로 향하지만 봄은 정반대로 아래서부터 시작해 위를 향한다. 냇가에서는 가장 먼저 버드나무가 봄을 깨운다.
해질 무렵 난간에 기대고 앉아봄기운은 온 천하에 가득하다.돌아오는 새는 대숲으로 날아들고시냇가에 앉아 차를 달인다.-晩吟 / 숙선옹주(淑善翁主)만음(晩吟)은 정조대왕의 딸이며 홍현주의 처로 많은 시문을 남겼으나 그리 역사에는 크게 기록되지 않았지만 문학사적으로는 기억해 둘만한 족적을 남긴 숙선옹주의 시 중 한 편이다. 숙선옹주가 영수합 서씨(令壽閤 徐氏)나 유한당 홍씨(幽閑堂 洪氏)와 한 가계를 이루고 있음을 눈여겨 볼만한 일이며, 순종의 동복 누이동생이라는 특별한 신분 때문에 오히려 문학사에서는 그늘에 묻히게 되었으리라 추정되는데…
마음은 천리를 달려매화 한 그루를 찾아가니담장 위 달빛 아래홀로 먼저 피었다.해마다 오는 봄비누구를 반기나밤이면 밤마다내 꿈속에 들어와 피는 매화꽃.-유한당 홍씨 "고향집 매화를 생각하며"양양의 봄을 그려도 이와 다르지 않다. 마음으로야 저문 가을 남대천에서 봄을 그려보겠지만 겨울이 깊기도 전 이미 시작된다. 천리를 달려갈 일도 필요 없이 새해로 접어들고 오래지 않아 봄꽃 소식이 들리는 고장이고, 정월대보름이면 달래와 냉이부터 시장좌판에 지난해 말려두었던 묵나물과 함께 한자리 차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