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당시 시위대가 차량을 타고 이동하는 모습. “시민이여 일어서자”라는 문구의 현수막이 차량 앞에 걸려있다.
광주드림
"계엄령 철폐하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금남로를 누비는 시민군의 버스, '구속 학생 즉각 석방하라'는 현수막도 볼 수 있었다. 트럭 위에서 주먹밥을 먹는 시민의 모습도 보였다.
이 부분에서 5·18기록관 양라윤 학예연구사는 "시위 장면은 향후 제보나 조언이 필요하다"고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 영상기록물의 특징은 금남로와 도청 앞 일대뿐 아니라 광주 외곽 상황도 영상에 담았다는 점이다. 장소를 특정하긴 힘들지만 도심 외곽을 돌무더기로 진입을 막아 놓고 경계를 서고 있는 계엄군, 트럭을 타고 이곳을 취재하는 외신 기자들도 영상에 담겼다.
(광주)시청과 목포 방향을 안내하는 교통 표지판과 그 아래 처참히 부숴진 차량의 모습이 이어졌다.
22~23일 도청 본관과 회의실 사이에 수습된 시신들이 태극기로 덮혀 있는 모습, 도청 앞 궐기대회가 진행되는 현장들이 비춰졌다. 도청 앞 분수대 앞으로 시민들이 모여있고, '계엄해재', '휴교령 철폐하라', '끝까지 싸우자 독재없는 민주의 땅'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린 무대가 보였다.
옛 남도예술회관 앞에 붙은 사망자 명단과 이를 확인하는 시민들, 화정동 근처에 바리케이트를 치는 계엄군과 탱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자단이 헬기에 탑승해 상공을 돌며 도청 주변을 촬영한 영상도 담겼다. 27일 이전 도청 주변 상황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폐허같은 광주…데모 6일째'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신문 기사(1980년 5월23일자)를 지나 시위대를 태운 '24번' 트럭이 분수대 주변을 지나는 모습, '수습학생시민'이라고 적힌 어깨띠가 걸린 트럭에 실린 소총들도 볼 수 있었다.
짐가방을 들고 광주시민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27일 전 광주 상황으로 추정된다. '광복 고물상'이라는 상호의 가게를 비롯해 도심 내 거의 모든 상가 건물의 셔터가 내려져 있다. 그리고 영상은 27일 최후 항전이 끝난 뒤 광주 상황을 비춘다.
전남도청, 광주경찰서 등서 계엄군이 무기를 회수하고 주변을 정리하는 모습과 더불어 분해된 총기와 실탄들을 촬영했다.
당시 장형태 전남도지사가 기자단 브리핑, 수습위원들과 면담하는 장면을 지나 공무원들이 다시 도청에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한편으론 광주 도심은 불타고 망가진 상태였다. 각 거점마다 경계를 서고 있는 계엄군과 배치된 탱크들, 연행되는 시민들의 모습이 끊임 없이 이어졌다.
28일을 지나면서 다시 가게를 열고 깨진 유리창을 바꾸는 등 일상을 시작하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부모님 손을 잡고 등교하는 학생, 아무일 없었다는 듯 친구들과 운동장에 천진난만하게 뛰노는 아이들의 모습도 촬영됐다.
수창초등학교 촬영 장면에선 촬영자가 아이들과 인터뷰를 시도하기도 하는데 안타깝게도 소리가 안 들려 구체적인 내용은 알 수 없었다.
29일 계엄군의 차량 검문 검색,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신분증 검사 모습과 더불어 고아주 대하섬유공업사 화재 등의 장면도 영상에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