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호 세종시 교육감 예비후보.
최태호
최태호(58.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 세종시 교육감 예비후보가 과거 '역사교과서 국정화지지 교수'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경력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는 최 후보의 교육감 후보 자격을 문제 삼고 나섰고, 최 후보는 "명의를 도용 당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2015년 10월 16일 나승일 서울대 교수(전 교육부 차관)와 양정호 성균관대 교수, 김희규 신라대 교수 등 3인은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의 이름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 지지'를 선언했다.
이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그간 우리의 역사 교육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와 이념 편향에 휩싸여 우리의 미래 세대들에게 역사 인식에 대한 혼란을 주고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였다"며 ""정부가 역사 교육을 둘러싼 각종 분열과 다툼을 종식시키고 학생들의 올바른 역사관 확립을 위해 정부가 책임지고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02명의 교수명단을 공개했는데, 여기에 최태호 후보의 이름이 포함됐다.
이러한 최 후보의 경력은 최근 그가 세종시 교육감 선거에 나서면서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단체가 그의 교육감후보 자격을 문제 삼고 나섰다.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부(지부장 권희용)와 대전지부(지부장 박해룡)는 10일 세종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정농단사건인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한 사람은 교육감후보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박근혜정권은 수구 보수세력의 반민족적, 반민주적 족적을 지우기 위해서 친일을 미화하고, 독재를 숨기는 국정한국사교과서를 만들었다"며 "교육전문가들을 배제한 채 도둑질하듯이 이루어진 국정화 작업에 대하여 전국의 교사와 학생들이 저항하고, 학부모들 역시 결연히 반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102명의 대학교수들은 전국의 교사와 학생들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을 버젓이 알면서도 공개적으로 국정교과서를 지지한 것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다"며 "교육을 정권의 도구로 전락시키고, 역사를 왜곡하는데 앞장섰던 부역자들에게는 적절한 처벌이 필요하다. 특히 학자의 이름을 걸고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참여하고 지지했던 교수들은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그들은 부패한 권력의 손짓에 맞추어 친일의 역사를 우리 역사라고 강변했던 자들이다. 독재를 미화했던 자들이다. 교사와 학생을 좌파라고 매도하면서 교육을 희롱한 자들"이라며 "어린 학생들에게 가르칠 교과서를 어지럽히는 씻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자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따라서 그들이 다시는 그 입으로 '교육'을 말하게 해서는 안 된다"며 "그런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지지선언 했던 교수가 지금 세종의 교육감이 되겠다고 나섰다"고 최 후보를 겨냥했다.
이들은 "교육농단의 부역자가 세종의 유·초·중·고 교육을 지휘하는 수장이 되겠다고 나섰다"며 "최태호 후보는 당시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름이 실렸다고 해명하지만, 정말 그렇다면 공개적으로 그 이름을 지워달라고 했어야 했다. 하지만 하지 않았다. 여전히 텔레비전과 일간신문을 도배했던 그 성명서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끝으로 "우리는 최태호 후보에게 요구한다. 당시 국정화지지선언 발표에 대하여 본인이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 한 행동에 대하여 그 증거를 제시하라"며 "만일 그러한 증거가 없다면 최 후보는 세종시교육감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 민족운동을 해 왔던 우리 단체로서는 이런 후보를 용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에 대해 최 후보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답답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당시 뉴스타파 기자에게 충분히 답변했다. (국정화지지 선언에) 제 이름을 쓴 그 단체가 어디인지 아직도 모른다. 명의가 도용된 것이 분명하다"며 "단지 거기에 강력히 대처하지 않았다고 해서 지금에 와서 이렇게 괴롭혀도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또 "저는 교육이란 교과서가 국정이냐, 검인정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가르치느냐가 중요하다. 분명히 당시에도 이렇게 해명했었다. (민족문제연구소) 그 단체들에 대한 대응은 내부 회의를 한 후에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예비후보는 과거 '박사모'와 '박근혜 써포터즈' 활동도 활발히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13년 7월 다음카페 '박근혜 써포터즈 충남지역대표'로 위촉됐다. 김동렬 중앙회장 명의로 공지된 당시 글을 보면 최 예비후보를 '제18대 대통령선거에 중앙선대위 정책검증위원장을 맡아 최선을 다했고, 특히 대한민국 미래를 밝혀 나아갈 교육에 남다른 지식과 비젼으로 대한민국 교육발전에 큰일을 하시는 분'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이에 카페 회원들은 '축하의 인사'를 건넸고, 최 예비후보는 "감사합니다.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충남지역 활성화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등의 답글을 올렸다. 이후 최 예비후보는 박근혜 써포터즌 중앙회 임원들과 함께 박정희 대통령 및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도 참석했다.
뿐만 아니라 최 예비후보는 '대한민국 박사모'에도 가입했다. 그는 박사모 카페에 "육영수 여사가 그리워서 갔다가... 종북좌파가 지나치게 많은 세상이라 자주 옛 생각이 나네요"라는 등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최 예비후보는 2014년 세종시교육감 선거 당시 자신의 소개를 '박근혜 대통령 후보 정책검증위원장'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세종시교육감 예비후보로 등록한 현재는 그의 경력에서 '박근혜'라는 단어는 찾아 볼 수 없다.
이와 관련 최 후보는 "박사모 활동은 이름만 올렸고, 박근혜 써포터즈는 몇 번 회의에 나간 정도다"라면서 "(박사모 활동 등)그런 활동을 자꾸 들추어 저를 '꼴통보수'로 공격하려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저는 '중도우파'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교육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고 생각한다. 가르치는 방법론은 보수적인 게 좋고, 정책은 진보적이어야 한다"며 "저의 정책에는 진보적인 정책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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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 세종교육감 후보, '교과서 국정화 지지' 경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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