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
오마이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8일(미국 동부시각) 북·미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인 순간부터 회담 장소가 어디가 되느냐는 두달이 넘는 기간 동안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평양과 워싱턴D.C., 중립적 성격의 제 3국이 거론됐고, 판문점에서 4.27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린 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은 어떠냐'고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국 정부 인사들, 또 공공외교에 나선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에 판문점을 적극 추천했다. 한국전쟁 종전협정의 당사자 중 하나인 미국의 대통령이 북한의 지도자를 만나 그 간의 분쟁에 종지부를 찍고 새 시대를 여는 데에 합의하는 모습의 배경이 분단과 대립을 상징하는 판문점이 된다면 역사적인 의의를 배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회담 진행 경과에 따라선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정상회담에 가세해 남·북·미 정상회의가 열릴 수 있는 조건도 된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은 평양이나 판문점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는 걸 고려했지만, 남한을 포함한 한반도에서 회담을 여는 것에 대한 참모들의 반대가 컸던 것으로 전해졌다. 판문점에서 여는 것은 상황을 주도하는 게 한국이란 인상을 주기 때문에 부정적이었던 걸로 전해졌다.
결국 싱가포르로 정해진 데에는 중립국이라는 점, 많은 국제회의가 열리는 곳이라 보안과 경호 관련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치안이 세계최고 수준이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가 외교 협상의 무대로 자주 활용되는 이유다.
일단 회담 장소에 대해선 미국의 의지가 관철된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 입장에서도 싱가포르가 그리 생소한 곳은 아니다. 수교국이 비교적 적은 편인 북한 입장에선 대사관이 있는 싱가포르가 회담을 준비하기가 수월하고 본국과의 통신 문제도 해결되는 장점이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임태희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남북정상회담을 논의한 비밀접촉도 싱가포르에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