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민은 9일 청송읍 청송시장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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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청과상을 운영하는 78살 여성도 "정당은 안 봐. 사람 좋으면 되지"라고 말했고, 시장 인근에서 옷 가게를 운영하는 60대 여성도 "옛날부터 (정치를)해온 사람을 뽑고 싶지. 경력 있고, 청송 위해서 일한 사람을 뽑고 싶지"라고 정당보다 경력을 먼저 언급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지방선거 당선자 연혁을 살펴보면 청송 역시 한국당 독점 구조가 완연하다. 군수는 1995년 1회부터 2010년 5회까지 모두 한국당 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현직 한동수 군수가 2014년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당시 새누리당이 청송을 무공천 지역으로 정하면서 생긴 결과다. 한 군수는 2007년 재보궐과 2010년 5회 선거에서 모두 한나라당 공천으로 당선됐다.
한국당 공천을 받고 당선된 청송 군수들은 현직 한동수 군수를 제외하곤 모두 임기 중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형사 처벌을 받거나 구속됐다. 그런데도 한국당은 6회를 제외하면 다섯 차례 정규 지방선거와 두 차례 재보궐 선거에서 모두 군수 후보를 공천했고 당선됐다. 한 군수 역시 현재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결과만 놓고 보면, 정당을 보지 않는다는 주민들의 말이 사실이 아니거나, 한국당 공천 후보의 경력이 월등히 뛰어났다는 의미가 된다.
6.13 지방선거 한국당 공천 잡음변화를 바라는 마음은 있지만,민주당 12년 만에 군의원 후보 1명 낼 듯곧 다가올 6.13 지방선거 역시 마찬가지일 가능성은 높다. 다른 정당에서 언급되는 군수 후보가 없으면서 한국당 후보 무투표 당선 가능성도 언급됐다. 하지만 한국당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일면서 무소속 후보가 난립할 가능성이 열렸다. 이미 심상박 전 군위 부군수가 지난달 2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이 공천 결정한 후보는 윤경희 전 군수다. 윤 전 군수는 2006년 4회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임기 1년을 겨우 채우고 2007년 선거법 위반, 횡령 혐의로 형사처벌 받고 직을 잃은 바 있다. 윤 전 후보는 두 황씨 노인이 못마땅해한 '사업가 출신' 후보다.
반대로 윤 전 군수를 지지하는 주민도 있었다. 시장 인근에서 만난 88살 남성은 윤 전 군수가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받은 전력에 대해 "그 사람이 돈을 먹은 게 아니고 어른들한테 줬는데 고발이 됐잖아"라며 "요번엔 그 사람이 돼야 해"라고 말했다. 남성은 "그 사람을 군수로 세우면 청송이 고향이고 청송 실정을 잘 아는 사람"이라면서 윤 전 군수 지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결과를 속단하거나 예단할 순 없다. 분명한 건 이번에도 청송 군민들은 한국당과 무소속 외에 다른 정당 후보자를 선택할 기회를 얻진 못할 거라는 거다. 현재까지 등록한 예비후보자를 보면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이 군의원 선거에 각 1명씩 나선 것을 제외하면 다른 후보자가 없다.
작지만 청송에서도 '변화'를 언급하는 사람은 있다. 청송읍에서 34년째 미용실을 운영하고 있는 권선아(59) 씨는 "변화가 되어야 하는데, 청송에는 한국당밖에 모르니까 뿌리가, 어른들부터···. 젊은 세대는 변하고 있어요. 우리 아들부터 변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아들부터 변하고 있다는 권씨는 스스로도 한국당을 지지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는 "지지하는 정당이 많이 활동하는 거 같냐"는 물음에 "요즘은 두드러지게 하는 것 같더라"고 여운이 남는 답변을 했다. 민주당은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이곳에 군의원 후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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