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평화회의, 6·15경남본부는 25일 오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에 대해 규탄했다.
윤성효
진보·통일운동을 해온 김영만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경남본부 상임대표는 "지금까지는 북과 미국이 했던 것은 몸 풀기"라며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 대표는 25일 오후 경남평화회의, 6·15경남본부가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모두 발언을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영만 대표는 "늘 조마조마했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고, 잘 되어야 한다며 마음을 졸여 왔다"며 "어제 밤에 트럼프가 북미회담을 취소했다. 이제 북한의 반응이 어떨 것인가에 대해 밤새 걱정이 아닐 수 없었다"고 했다.
그는 "사실 북미 간에는 서로 신뢰가 없다. 서로가 약속을 안 지켰거나 속였다고 한다. 사실 미국이 그랬던 경우가 더 많다. 제네바 합의도, 2007년 2·13합의도 미국이 깼다. 미국이 약속을 안 지키고 뒤통수를 치니까 북이 핵개발까지 하게 되었다. 미국에도 큰 책임이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은 이번에 미국 국적 시민을 보내주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파괴하면서 그동안 했던 약속을 지켜 왔다"며 "며칠 전 한미 정상회담 때 트럼프의 말은 무례했고, 낌새가 이상했다"고 했다.
김 대표는 "북 반응이 궁금했는데, 의외로 북은 정중하고 세련되게 나온다. 대범하고 열린 마음으로 나온다. 미국에 시간과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가 한 것을 보면 '먹튀'다. 받을 거 다 받아 놓고 못하겠다고 튀어 버린 것이나 마찬가지다. 생각하면 괘씸하다"며 "결국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손으로 해결하지 못하고 또 외세 때문에 이렇게 되는가 싶어 참담하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이렇게 되니까 보수 수구세력들은 지금 좋다고 난리 났다. 자기들 생각대로, 자기들이 말했던 대로 됐다고 말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영만 대표는 "지금까지 북과 미국이 했던 것은 몸풀기다. 어제 트럼프의 회담 취소가 오히려 잘 됐다는 생각이 든다"며 "트럼프 발언이나 네오콘 반응을 보면 싱가포르 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회담장에서 두 정상이 만났다가 회담 도중에 서로 못하겠다며 돌아서 버리는 상황에 비하면, 나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몸풀기 였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회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며 "그래서 트럼프의 회담 취소가 부정적으로 느껴지지는 않고, 우리 국민도 그냥 가만히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 회담이 긍정적으로 풀리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남평화회의, 6·15경남본부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경남평화회의, 6·15경남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황당함을 금할 수 없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의 첫걸음을 땐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직후 북미정상회담을 취소한다는 통보를 하였다"며 "전형적인 뒤통수치기이다. 트럼프는 불과 하루 전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도 어떤 언급도 없다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해 버렸다"고 했다.
이들은 "대결과 대화는 공존할 수 없다.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은 동전의 양면이고 분리될 수 없다. 대화를 위해선 적대행위를 중단해야 하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선 한반도 평화체제 수립 방안에 대한 논의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남평화회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평화에 대한 진정성이며 화해와 협력으로 나아가겠다는 결심이다"며 "우리는 지금의 사태를 심각히 우려한다. 대화의 흐름이 파탄 나고 또 다시 대결로 나아간다면 그 종착점은 불을 보듯 뻔하다"고 했다.
이들은 "한반도 평화 속에 한반도 비핵화가 있다. 정상회담과 대화 속에 한반도 평화의 길이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즉시 북미정상회담에 나서야 하며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