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지원군이 의용군이라 중국은 종전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 중국공산당 문헌에 따르면 '인민지원군은 마오쩌둥 지시로 만들어진 정규군'

등록 2018.06.05 14:37수정 2018.06.0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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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미를 둘러싼 한반도 정세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종전선언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중국을 종전선언 당사자로 참여시키는 것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해당 글은 <오마이뉴스>에 실렸던 기사에 대한 반론 글입니다. 다른 입장의 글도 환영합니다. [편집자말]
 1953. 7. 28. 중국군 총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정전협정서에 서명하고 있다.
1953. 7. 28. 중국군 총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정전협정서에 서명하고 있다.NARA

지난 5월 31일 치 <오마이뉴스>가 보도한 <중국 배제? '섭섭한 중국'... 전문가들 "종전선언 참여는 따져봐야">는 전문가 인터뷰 형식을 빌어 "1953년 정전협정 당시 중국이 당사자국이라는데 법적으로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라는 내용을 담았다. '정전협정에 들어간 중국군은 정규군이 아닌 인민지원군, 즉 의용군'이라는 것이다. <오마이뉴스>는 전문가의 입장을 빌어 "공식적으로 한국전쟁에 중국이 참전하지 않았기에 당사자국이 아니라는 지적이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인민지원군은 '정규군'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이후 중국은 1950년 7월 13일 중국인민해방군 제13병단을 주축으로 해 약 25만 명 규모의 동북변방군(東北邊防軍)을 조직했다. 10월 4일 마오쩌둥은 베이징 중난하이에서 중앙정치국 확대회의를 소집해 중국의 참전 여부를 토론했다.

중국공산당 당사(黨史) 문헌에 의하면, 10월 8일 마오쩌둥은 군사위원회 주석의 명의로 중국인민지원군 조직을 명령하고, 동북변방군을 중국인민지원군으로 명칭을 변경했다(10月8号,中国人民革命军事委员会主席毛泽东发布命令:将东北边防军改为中国人民志愿军,彭德怀为志愿军司令员兼政治委员,待命出征).

 1950년 10월 8일, 마오쩌둥의 인민지원군 조직 명령서.
1950년 10월 8일, 마오쩌둥의 인민지원군 조직 명령서.중국공산당신문

여기에는 중국 인민 스스로 북한을 지원한다는 형식을 갖춤으로써 미국과 직접 선전 포고를 하지 않고, 미국과 전면전을 하지 않겠다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한 마오쩌둥의 의도가 담겨 있었다. 군번과 편제도 중국인민해방군과는 상이했다. 실제 유엔군은 초기에 중국인민지원군을 소규모 지원부대로 간주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인민지원군은 모두 현역 군인으로 조직된 중국 정규군이었다. 1950년 10월 19일 이 부대는 비밀리에 압록강을 도하해 참전했다. 인민지원군에 참여한 병사는 총 240만 명이었고 전사자는 19만 명 이상이었다. 그리고 1953년 7월 27일 중국인민지원군 총사령관, 즉 사령원(司令員)이 중국 측 대표로서 정전협정에 서명했다.


한반도 평화 구축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과 중국 양국 관계는 사드배치 문제 이후 상당히 악화됐다. 현재에 이르러 비록 일정하게 완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 어렵다. 이로 인해 빚어진 양국의 국민감정 역시 채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상황이다.

돌이켜 보면, 한국과 중국의 언론매체의 보도 태도는 양국 관계 및 양국 국민감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왔다. 한쪽의 부정적 보도는 다른 한쪽의 대응을 불러일으켰고, 그것이 더욱 커다란 감정적 대립과 마찰을 증폭시켜왔던 것이다.


이번에도 중국 <환구시보>의 사설은 민감한 현안을 상당히 '감정적으로' 표출하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이러한 류의 보도는 양국 분란의 요인으로 작동된다. 그렇다고 해서 그에 대해 한국 언론에서 '즉자적으로' 대응을 하게 되면, 합리성과 이성적 대응은 배제된 채 민족주의의 감정적인 측면만 부각되면서 양국 관계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사실과 다른 내용이 보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더구나 현재의 시점은 수십 년 동안 우리 민족을 가혹하게 옥죄고 있던 분단과 이데올로기 대립을 종식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러한 때 모쪼록 관계 당사국들이 감정적 대립과 마찰은 최소화시키면서 문제를 상호 원만하게 타협하고 해결해나가는 국면이 조성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에 언론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평화와 교류를 지향하는 진보 매체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참고 문헌] 중국인민지원군 조직에 관한 중국공산당 당사(黨史) 백과 문헌(바로 가기 클릭)
#인민지원군 #종전선언 #휴전협정당사국 #중국 #언론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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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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