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캠프 "김문수-안철수 단일화? 효과 없을 것"

8~9일 사전투표 앞두고 단일화 논의 공론화됐지만 '무반응'

등록 2018.06.05 14:52수정 2018.06.05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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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3 지방선거 주요 정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4일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광진구 중곡 제일시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서대문구 영천시장 앞 집중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자장면 받아 맛보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용산구 한강로2가 건물붕괴 현장을 재방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
6.13 지방선거 주요 정당 서울시장 후보들이 4일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왼쪽부터 서울 광진구 중곡 제일시장을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서대문구 영천시장 앞 집중유세에서 지지자에게 자장면 받아 맛보는 자유한국당 김문수, 용산구 한강로2가 건물붕괴 현장을 재방문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연합뉴스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와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후보 측은 "실현 가능성이 낮다"고 하면서도 단일화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김 후보와 안 후보가 3일 밤 만나 단일화를 논의한 사실은 5일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단일화 (논의를) 끝낸다"(5월 30일 김 후보), "(물밑 협상은) 없다"(6월 4일 안 후보)는 두 후보의 공식 입장과는 달리 양측 모두 내부적으로 단일화를 마지막 승부수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단일화 논의가 수면으로 떠 오른 5일에도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선대위원장이 각각 상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박원순 후보는 두 후보의 단일화 논의에 대해 "단일화는 그쪽 사정이며, 이와 관련한 평가는 정치평론가들이 해야 할 일"이라는 답을 내놓았다.

서울 안국동 박원순 캠프의 오전 현안 점검 회의에서도 두 후보의 단일화는 주요 이슈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복수의 캠프 관계자들은 "단일화 성사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깊이 있는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단일화를 통해 양측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대선이나 총선의 경우 여론조사 결과에 승복하거나 한쪽이 정치적으로 결단하는 방식의 단일화가 가능하지만, 시장과 구청장, 시·구의원에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걸려있는 지방선거의 단일화는 훨씬 고차원적인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 측은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유선전화 위주의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휴대폰 위주의 조사에서는 안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두 후보 모두 자신이 이기는 단일화를 생각하는 한 조사방식에서 양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문수 중도 사퇴 가능성 높다고 봤는데 예상 빗나가"


또 하나, 만약 두 후보 중 한 명이 사퇴한다면 양보를 받은 정당에서 타 지역의 일부 광역단체장 후보나 서울 구청장 또는 국회의원 재보선 후보를 사퇴시키는 '스몰딜'을 생각해 볼 만한데 시간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후보들의 이름이 들어간 투표용지는 이미 인쇄됐고 8~9일 사전투표가 임박한 상황에서 단일화 효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다소 촉박하다는 판단이다. 2014년 지방선거의 경우 서울의 최종투표율이 58.6%에 이르렀는데, 투표자 5명 중 1명이 사전투표에 참여했다(사전투표율 11.5%).

박원순 캠프 내부에서는 "안 후보보다는 김 후보의 중도사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내다봤지만,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예상이 다소 빗나갔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 후보가 선거전에 뒤늦게 뛰어들었고 이념적으로도 극우 성향을 보여 지지율을 끌어올리기가 힘들 것으로 봤는데, 막상 선거가 시작되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와 팽팽한 2위 경쟁을 하는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는 풀이다.

캠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설사 단일화가 이뤄지더라도 효과 없는 단일화가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된 후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가 지지율 50% 이하로 떨어지지 않은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최악의 경우 박원순 대 반(反)박원순의 1 대 1 구도로 선거판이 정립되더라도 '박원순 대세론'이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일례로, <매일경제>가 메트릭스에 의뢰해 2~3일 실시한 서울시장 여론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단일화하더라도 박 후보와 대등한 지지율을 만들어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나왔다.

박 후보는 김문수 단일후보와의 대결에서는 56.6% 대 20.5%, 안철수 단일후보와의 대결에서는 52.7% 대 26%의 격차로 각각 두 후보를 따돌렸다. 현재의 다자구도에서는 박원순 52.3%, 김문수 13.8%, 안철수 13.7%를 기록했다.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답변은 김문수 단일후보 조사에서 18.1%, 안철수 단일후보 조사에서 15%를 각각 기록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원순 캠프는 당분간 상황을 지켜보되 양측의 단일화 논의에 직접적인 반응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박양숙 캠프 대변인은 "정당마다 고유의 정치 철학을 가진 후보들이 선거에 나왔는데, 시민들이 두 후보의 인위적인 단일화를 그다지 환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순 #안철수 #김문수 #단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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