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11일 오전 11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신지수
양대 노총이 '사회적 대화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문성현 노사정위원회 위원장이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노동계의 사회적 대화 참여를 촉구했다. 하지만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하는 노동계를 움직일만한 제안은 내놓지 않아, 꽉 막힌 사회적 대화가 풀릴지는 미지수다.
문성현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 위원장은 11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노사정위원회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회적 대화 정상화를 위한 제언'을 밝혔다. 이날 문 위원장은 "개정된 최저임금법이 저임금 노동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우려하는 노동계의 진정성을 모르지 않는다"라면서 "지금이야말로 더 적극적인 사회적 대화를 통해 그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취약 노동자를 위한 지원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노총은 지난달 22일 국회의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시도에 반발하며 "노사정 대표자회의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의 등 어떤 회의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지난 28일 한국노총 출신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전원 사퇴를 발표하며 "정부 여당의 후속 조치 여부에 따라 일자리위원회 등 각종 노정 교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사회적 대화기구 전반에 대한 불참으로 범위를 넓혀나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1월 대표자 회의를 시작으로 8년여 만에 재개됐던 노사정 사회적 대화에 빨간 불이 들어오게 된 것이다.
문 위원장은 이 같은 국면에 대해 "사회적 대화기구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지금 상황이 안타깝고 걱정스럽다"라며 "현 상황을 극복하고 시급한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빠른 시일 안에 노사정 대표자회의를 열 것을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문 위원장은 노동계가 사회적 대화에 복귀할 만한 제안 대신 '노사 중심 대화'만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논의 내용을) 미리 이야기하기보다, 노사가 제안·합의한 부분을 대화 기구에서 논의하는 방식이 맞다고 생각한다"라며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따라, 삭감된 임금을 보전하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할 문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문 위원장은 "노동의제와 관련된 문제는 노사가 중심이 돼서 스스로 결정하는 게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을 사회적 대화 논의 과정에서 확인했다"라고 덧붙였다.
최저임금위원회 등 노·사가 참여하는 대화기구가 아닌 국회에서 최저임금 산입범위 논의가 이뤄진 것에 대한 비판이냐는 질문에 대해 문 위원장은 "(국회 논의가) 부적절했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노·사가 합의하는 것이 가장 적절한 방식이라는 말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문 위원장은 노사정위에서 노·사 대화의 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과 전문가들은 최저임금과 관련해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근로장려세제 개선, 실업부조제도 도입 등을 포함한 사회안전망 강화를 이야기한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최저임금법 개정으로 영향을 받는 저임금노동자 지원,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 임금제도 개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지불능력 제고 방안 등도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러한 의제 외에도 최저임금제도와 관련해 노사가 합의하는 그 어떤 주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대화의 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문 위원장의 노사정대표자회의 제안에 대해 노동계는 유감을 표명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내용이 전혀 없고 최저임금 삭감법에 대한 입장 표명이 없는 것도 유감이다"라고 밝혔다. 한국노총 관계자도 "사회적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나 환경을 조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화를 하자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며 "정작 사회적 대화가 필요했던 최저임금법안 국회 일방, 강행 통과 때는 아무런 말도 없다가 이제야 대화하자는 것이냐"라고 반문했다.
한편 '노사정 위원회'라는 이름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지난달 28일 '경제사회발전 노사정 위원회법' 전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존 노사정위원회의 명칭이 경제사회노동위원회로 변경된다. 또한 청년·여성·비정규직 등 다양한 사회 주체들이 위원회에 참여하게 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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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현 노사정위원장 "지금이야말로 사회적 대화 필요한 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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