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학습지 교사는 근로자, 노조활동 가능"

재능교육 부당해고 판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 근로기준법상은 아니다"

등록 2018.06.15 13:54수정 2018.06.15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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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법원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24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 법원기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재능교육 등 학습지 교사가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학습지 교사는 그동안 사업자와 근로자 중간 형태의 '특수고용직'으로 분류돼 노조 활동 등에 제약을 받아왔다. 이번 대법원의 판결로 학습지 교사들도 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행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5일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항소심을 일부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앞서 1심에서는 학습지 교사들의 노동자성을 인정했지만, 항소심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 재판부는 "학습지교사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라며 "일부 원고 학습지교사들에 대한 위탁사업계약 해지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노동3권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라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판단기준은 경제적·조직적 종속성을 징표 하는 표지를 주된 판단요소로 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구체적으로 ▲ 노무제공자의 소득이 사업자에게 주로 의존하는지 ▲사업자가 보수 등 노무제공자와의 계약 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사업자의 사업을 통해서 시장에 접근하는지 ▲노무제공자와 사업자의 법률관계가 상당한 정도로 지속적·전속적인지 ▲사용자와 노무제공자 사이에 어느 정도 지휘·감독관계가 존재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사업자로부터 받는 임금·급료 등 수입이 노무 제공의 대가인지 등을 제시했다.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 노동 3권 행사 가능"

이 같은 판결 취지와 관련해 대법원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취업 중인 노무제공자에 대해서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 인정 범위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인정 범위보다 넓음을 분명히 했다"라며 "향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았던 노무종사자들도 일정한 경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로 인정받아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들은 노조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재능교육이 2010년 위탁사업계약을 해지한 것이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명령을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학습지 교사들은 근로자가 아니라며 소송을 각하했고 중앙노동위원회도 학습지 교사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학습지 교사들은 행정법원에 취소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학습지 교사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하지 않아 부당해고 관련 청구는 기각했지만,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한다며 부당노동행위 관련 청구는 인용했다. 반면 2심은 1심과 달리 학습지 교사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부당노동행위 관련 청구도 기각했다. 반면 대법원은 학습지 교사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는 해당한다며 1심 판결에 손을 들어 항소심 판결 일부를 파기했다.
#학습지 #대법원 #부당해고 #재능교육 #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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