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감싼 민경욱 의원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15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6.13지방선거 참패 대책마련을 위한 비상의총에서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있다.
권우성
조기 전당대회 대신 혁신 비대위로 가닥 잡았지만...
하지만 김 원내대표는 의총 후 기자들과 만나선, "앞으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서 새로운 리더십을 만드는, 여러 가지 과정을 치열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얘기한 '해체 후 재창당' 대신 혁신 비대위 구성을 수습 대책으로 결정했다는 얘기였다. 혁신 비대위를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서는 대표 권한대행인 자신에게 일임됐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김 원내대표는 "당을 수습하고 향후 당의 진로나 체제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선 원내대표에게 일임돼 있기 때문에 비대위를 포함한 여러 가지를 다 놓고 판단할 것"이라며 "외부인사를 비대위원장을 영입하는 방안도 열려 있고 당내 인사의 비대위 참여도 열려 있다. 어떤 길로 가든 당을 혁신하고 쇄신하는 길로 가는 정답을 찾겠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그는 "한국당은 앞으로 사회적 약자들의 민생현장을 더 소중히 하고 수구냉전세력으로 비춰진 부분에 대해선 일대 혁신을 하겠다"면서 보수-진보 프레임에서 벗어난 경제중심정당이 새로운 당의 정체성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의총 끝에 나온 결론치곤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기 전당대회 개최 대신 혁신 비대위 구성을 대안으로 내놓은 것부터 그렇다. 이미 물밑에서 당권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판에 그에 대한 갈등을 더 이상 외부로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혁신 비대위를 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당장 김 원내대표도 모두 발언 땐 조기 전당대회 개최나 비대위 구성 등의 통상적인 방법으론 부족하다면서 '새 집 짓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한 질문에 "실질적으로 한국당을 갈음할 수 있을 정도로 혁신을 가져야 한다는 단호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해체 후 재창당'을 주장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지금 상황에선 조기 전당대회를 치러서는 안 된다는 분위기가 거의 전부였다"고도 말했다.
일부 의원들이 비공개 의총 당시 김 원내대표의 "보수 가치 재정립" 발언에 반발했던 점도 비상의총 결론의 실현 가능성에 물음표를 찍게 한다.
"국정농단세력, 적폐세력, 수구냉전세력임을 인정하고 반성하자니 당황스럽다. 혁신도 좋지만 반성하다 정체성을 잃어버리면 안 된다"라고 주장한 '친박' 김진태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비공개 의총 때 "보수가 다 죽은 줄 알지만 아직 아니다. 이번 선거에서 콘크리트 우파가 30% 정도 있다는 게 입증됐다"라며 "이번엔 홍준표 체제와 '미북 정상 회담'이 겹쳐서 결과가 더욱 악화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