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규 안동낙동강사랑환경보존회 회장이 안동댐에서 왜가리 사체가 매일 10마리 이상 나오고 있다며 영풍제련소 폐쇄를 촉구했다.
조정훈
이 회장이 꺼내놓은 왜가리의 죽은 사체에서는 이름 모를 벌레들이 쏟아져 나왔고 아직 살아 있는 한 마리는 힘 없는 날갯짓을 하다가 이내 고꾸라졌다. 사체를 본 시민들은 "아~"하고 탄식을 자아냈다.
이 회장은 "48년 동안 영풍제련소에서 내려 보낸 폐수가 안동댐에 가득 쌓여 있다가 지금 나온다"며 "지금 안동댐에 오면 붉은 중금속으로 오염된 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수 있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영풍제련소봉화군대책위원회와 대구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대구·경북, 부산·울산·경남지역 54개 단체들로 구성된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이날 대구시 중구 반월당 영풍문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에 영풍석포제련소 퇴출을 청원했다.
공동대책위는 "1970년부터 2018년 오늘에 이르기까지 봉화군 소재 영풍석포제련소는 1300만 국민의 식수원인 낙동강 최상류 협곡에 자리잡아 우리 식수원인 낙동강을 심각히 오염시켜 왔다"며 폐쇄를 촉구했다.
이들은 새와 물고기의 사체, 썩어가는 안동댐 물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적폐! 죽음의 영풍제련소 낙동강에서 썩 꺼지라'고 쓴 대형 현수막을 들고 "낙동강 식수원 오염시키는 영풍제련소 폐쇄하라"고 요구했다.
참가자들은 "영풍제련소는 일본 동방아연이 60년대 카드뮴 중독사건으로 유명한 '이따이이따이병'의 발발로 더 이상 일본 내에서 가동이 어렵게 되자 그 기술력이 국내에 수입돼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잡게 된 것"이라며 "영남인의 젖줄이자 목숨줄인 낙동강 최상류에 어떻게 이런 거대한 오염유발 산업이 자리잡을 수 있었는지 정말 불가사의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국의 무책임한 봐주기로 48년 동안 얼마나 심각한 수질오염을 자행했는지 낱낱이 밝혀내지도 못했다"며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영풍이 막대한 자본력을 동원해 솜방망이 처벌을 이끌어내 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