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동아리 자주6.25 전쟁 속에서 여성 역사 찾는 대학생 동아리 자주
대학생 동아리 자주
6.25전쟁 안에 '여성'은 없다. '태극기 휘날리며', '포화 속으로' 등 전쟁을 다룬 영화 속에서도 '여성'의 존재는 보이지 않는다. 간호 장교가 아니면 전쟁에 참전하는 남자 주인공의 약혼자나 어머니 정도로 다뤄질 뿐이다. 포탄이 오가는 6.25전쟁 속에서 총을 들고 싸웠던 여성은 한 명도 없었을까.
6.25전쟁 68주년을 앞둔 가운데 6.25전쟁 속에서 '여성'의 존재를 찾는 이들이 있다. 대학생 봉사동아리 '자주'다. '자주'는 대학생 이영우씨가 중심이 돼 만든 대학교 연합 동아리로, 생긴 지 3개월밖에 안 됐다. 6.25전쟁 속에서 여성 찾기 프로젝트인 'herstory'는 자주의 첫 번째 기획이다. 20일 오후 4시 2호선 신촌역 인근 카페에서 대학생 동아리 '자주'의 회원 이영우, 이소영, 김지원 학생을 만났다.
"교과서에는 여성이 없었다"이들이 전쟁 역사 속 '여성'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교과서도, 책도 아니었다. 6.25 참전영웅에 대한 기사였다. 자주 동아리원인 이소영씨는 "역사에서 잊혀진 '것'들에 대해 찾아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라며 "그러던 중 6.25전쟁에 참전하신 할머니들이 생활고와 질병에 시달리고 계신다는 기사를 봤다"라고 했다. 이씨는 "그런 분들이 계신지 그때 처음 알았다"라고 말했다.
새내기 대학생인 김지원씨도 "가장 최근까지 학교에서 한국사를 배웠다"라며 "교과서에 나와 있는 사진, 기록에는 남자들만 있을 뿐 여성들은 없었다"라고 말했다. 이영우씨는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다"라며 "전쟁이 일어나면 당연히 여성도 (중요한)역할을 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여성이 남성과 마찬가지로 전쟁 역사에 등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도 지금까지 여성의 '실종'에 이상함을 느끼지 못했다는 깨달음이 자주가 6.25 참전 여성을 위한 프로젝트인 'herstory'를 시작한 이유다.
여성의 역사를 발굴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이소영씨는 "대학생인 우리가 열람할 수 없는 자료가 많았다"라며 "국가보훈처에서 발행하는 책이나 자료에서도 여성 관련 서술은 한 페이지에서 세 페이지 정도밖에 없었다"라고 했다. 이영우씨도 "자료가 소실됐다기보다는 아예 기록되지 않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없었다"라며 "사막에서 바늘 찾는, 무작정 땅을 파는 심정으로 자료조사를 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렇게 찾은 결과 6.25전쟁 당시 참전했다고 기록된 여성들만 2400여 명이 넘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군복 주워 입으면서 싸웠지만... 현실은 열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