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의원실이 참여를 독려하는 웹자보
추광규
한상도 교수, 박근혜 국정농단 '국정교과서 집필 참여' 이날 행사는 시작부터 삐끗대기 시작했습니다. 주최 측에서 행사 참석 사실을 사전에 밝히면서 주빈 격이나 다름없는 조정래 작가가 잠깐 참석한 후 곧바로 나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원인은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한상도 건국대학교 사학과 교수 때문이었습니다. 한 교수가 박근혜 국정농단 중 하나인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전력을 조정래 선생이 확인하면서 이날 행사가 적절치 않다고 함께 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한상도 교수는 일제강점기 독립 운동가들을 주로 연구하면서 학문적 업적이 뛰어난 학자이지만 문제는 그가 박근혜 국정농단 중 하나인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했다는 전력에 있습니다.
그는 거의 대부분의 교수들이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하던 시기에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했는가 하면 국정교과서 집필진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박근혜 정권의 국정교과서 작업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그는 과거 정권 적폐 청산이 한참인 가운데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그는 올 초 '서울역사강좌' 강사로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국정교과서 집필 참여 이력이 보도되면서 강좌를 맡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렇다면 한상도 교수는 왜 대다수 교수들이 참여를 거부하고 있던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했을까요? 그는 지난 2017년 12월 1일 <건대신문> 인터뷰에서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게 된 배경을 말했습니다.
한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교과서를 검인정에서 국정으로 만드는 것에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면서도 "처음 집필 요청이 왔을 땐 거절했었지만, 국사편찬위원회(국편위)에서 녹을 먹으며 학자로 성장한 사람으로서 끝내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게 되면, 나에게 돌아올 건 비난과 질타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시간이 좀 지나면 객관적으로 국정교과서에도 좋은 부분이 있다는 얘기도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근대사 독립운동 부분을 누군가는 꼭 써야하는 상황이었다. 이를 비판한다면 나로선 더 할 말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사가 끝난 후에도 소란이 이어졌습니다. 인터넷매체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한 교수에게 국정교과서 참여에 대해 묻는 과정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또 그는 '친일미화 독재찬양 국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한 한상도 교수가 독립운동가 정율성 선생을 입에 올리는 국회 강연은 어불성설이 아니냐'면서 계속해서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한 교수는 서둘러 자리를 벗어날 뿐이었습니다.
발걸음을 돌렸던 조정래 작가는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택이 잘못된 것이니까... 독립운동가에 대해서 국정교과서처럼 잘못 그런 식으로 갔다 하면 문제가 있지만 정율성을 제대로 봤다면 그걸로 덮고 넘어가야지..."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강연회에 참석한 임시정부 국무위원 차리석 선생 아들 차영조씨는 "가까이 믿었던 한상도가 국정교과서 편집에 참여했다는 것을 알고 나니 치가 떨린다"며 "아직도 이명박 박근혜 추종하는 세력이 그냥 있다는 것은 우리가 몰라도 너무 모른다. 후손들이 뭘 배우고 살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조선의열단 기념사업회 김원웅 회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우리 역사학계가 아직도 권력에 기웃거리면서 곡학아세하는 학자가 많다"며 "역사를 왜곡시키는 데 앞장서 몸을 담았던 사람이 어떻게 역사 얘기를 하고 국회에 나와서 평가를 하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김 회장은 계속해서 "지난 시대에 친일 독재세력에 동조해서 역사를 왜곡하던 인사들이 촛불혁명 이후에도 나타나 얼굴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차단해야 될 시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중문화협회 "깊이 연구한 분이라 초청... 더 신중하지 못했던 점 유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