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3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92세. 이로써 김대중·김영삼·김종필 트로이카가 이끌어왔던 '3김(金) 시대'가 종언을 고했다. 김종필 전 총리가 지난 4월 18일 신당동 자택에서 자유한국당 이인제 충남지사 후보를 만날 때 모습.
연합뉴스
지난 1926년 충남 부여에서 태어난 김 전 총리는 서울대 사범대를 수료하고,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다. 이어 그는 1958년 육군본부 정보참모부 기획과장을 지냈고, 1961년 중령 때 박정희 소장, 육사 8기 동기생 등과 함께 5·16 군사정변을 기획, 감행했다.
김 전 총리는 1963년까지 초대 중앙정보부장(현 국가정보원장)을 지내고, 공화당을 창당하는 등 박정희 독재의 주춧돌을 놓았다. 1971년 5월부터 1975년 12월까지 국무총리를 맡아 유신독재의 2인자로 군림했다. 하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 피살 뒤 1980년 전두환의 신군부가 정권을 잡으면서 김 전 총리의 정치활동이 금지되고 부정축재자로 지목돼 재산환수를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전 총리는 이어 1987년 신민주공화당을 창당, 지역 간 대결 성향이 강했던 1987년 대선과 13대 총선에서 충남·충북 지역에서 많은 득표를 받으면서 '충청권의 맹주'를 자임했다.
김 전 총리는 이 같은 지역기반을 바탕으로 1990년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과 민주자유당(민자당)을 창당하는 3당 합당에 참여, 거대 보수정당을 탄생시켰고, 결과적으로 김영삼 대통령 당선에 일조하게 됐다.
1997년 대선에 나섰던 김 전 총리는 이번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디제이피(DJP) 연합을 이루며 김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이회창 후보를 39만표 차이로 따돌리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김 전 총리는 김대중 정부에서도 국무총리를 지냈다.
김 전 총리는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3김(金) 시대'를 이끌기도 했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이어 올해 김 전 총리마저 세상을 떠나면서 '3김 시대' 주역들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