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의선거에 창여하고 있는 서울 휘봉고 학생.
징검다리교육공동체
6.13 지방선거. 이 선거를 계기로 학생들이 바뀌었다. 전국 중고교 학생들이 직접 모의투표에 참여한 뒤 생겨난 일이다.
민주시민교육 활성화운동을 펼치고 있는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이번 선거기간에 학교와 손을 잡고, 모의선거판을 펼쳤다. 대상은 전국 16개 중고교 3238명의 학생들이었다. 학생들은 2~8시간의 계기수업에 참여한 뒤 교육감과 시도지사를 직접 뽑았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지난 해 5월 대선을 앞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학교 안에서 하는 모의투표는 투표가 아니라 여론조사라 상관이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 가능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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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선진국은 학교 모의투표가 '대박'인데, 한국만 교사직을 걸고 남몰래 하던 '쪽박' 모의투표가 드디어 올해 지방선거를 계기로 '광명을 찾게 된 것'이다. 김영복 서울 휘봉고 교사(역사)는 "26년 교직 생활 중에서 이처럼 모의선거를 학교 공식 활동으로 진행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2일, 이번 모의투표에 참여한 중고교 학생들이 직접 쓴 소감문을 살펴봤다. 이 소감문엔 투표를 잘해야겠다는 '다짐', 그리고 투표권을 달라는 '호소', 정치참여 자유가 없는 선생님도 생각하는 '배려'와 당선자들에게 던지는 '경고'까지 담겨 있었다.
이 학생들은 모의선거 기간에 '공정선거를 위한 제도', '교육감(시도지사) 공약 비교표 만들기', '내가 교육감(시장)이라면' 등의 학습활동에 참여한 뒤 모의투표를 한 것이기에 소감문의 내용이 더 무게가 있었다.
학생들의 다짐....관심 없던 그들이 마음 설렌 이유"지방선거에 사실 관심이 없었다. 이제는 엄마 아빠와 누구를 뽑는 것이 좋을지 토론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사실 이 활동을 하여 내가 투표권이 있다면 투표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는데 그 사람이 교육감이 됐으면 좋겠다. 모의선거를 할 때라도 그 분께 한 표를 투표해야겠다."(정자중 학생)"다음에 이런 (투표) 기회가 또 있다면 관심을 가져 기회를 잡고 싶고, 나중에 커서도 나의 소중한 한 표를 좋은 곳에 쓰고 싶다.""난 개표를 하면서 우리 학년 친구들이 원하는 후보를 알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는 너무 막 찍지 않고, 정중히 투표해서 무효표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서울 영림중 학생)"실제 선거에 참여하는 느낌이 들어 사회에 관심이 생기고 신중하게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에게도 기회가 있어서 좋았다. 모의 선거지만 선거를 하려니 설렌다. 빨리 성인이 되어서 투표하고 싶다."(휘봉고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