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놀러 갑니다, 다른 행성으로 - 호기심 많은 행성 여행자를 위한 우주과학 상식> 올리비아 코스키, 야나 그르세비치 지음 / 지상의책
참여사회
다행히 우리에게는 아래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어디로도 떠나지 않으면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어차피 떠날 수 없는 곳을 상상하면서 여행을 즐기는 방법이다.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그렇다, 전자는 너무 억지스러우니 그래도 후자를 먼저 살펴보자.
<지금 놀러 갑니다, 다른 행성으로>는 태양계 여행 안내서다. 어차피 아무도 떠나지 못하는 곳에 가까우니, 마음껏 상상하며 만족감을 느끼기에 이만한 여행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지구와는 다른 환경이니 준비는 필요하다. 하루에 40번씩 20초 동안 무중력 상태를 경험하며 중력 훈련을 받아야 하고, (아마도 우주 유영을 위해) 테니스화를 신고 25미터 길이 수영장에서 쉬지 않고 세 번 왔다 갔다 할 수 있어야 한다.
어차피 우리는 바로 떠나지는 못할 터이니 당장 이 부담스러운 훈련을 받지 않아도 된다. 게다가 이 여행에는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가 따로 없고, 무작정 무게를 늘릴 수도 없으니, 어떤 면에서는 평등한 여행이라고 평할 수도 있겠다(당신도 나도 당장은 상상만으로 떠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역시 평등하다).
이 엉뚱한 가이드들은 가까운 달부터 명왕성까지 차례로 안내를 하고 있으나, 그나마 눈에 보이는 달을 살펴보는 걸로 만족하도록 하자. 달은 언제 가야 좋을까? 지금이다. 달은 해마다 지구에서 3.81센티미터씩 멀어지고 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비행거리가 늘어나고, 이는 당연히 시간과 비용으로 환산된다.
호텔에 도착하면 지구가 보이는 방을 서둘러 확보해야 한다. 지구가 보이기만 한다면 높이는 중요하지 않다. 달은 언제나 같은 방향을 향하기에 일단 지구가 보인다면, 지구가 시야에서 사라질 일은 없다. 참, 역사 탐방을 좋아하는 이라면 아폴로 우주선 여섯 대가 착륙한 지점에 꼭 가보는 게 좋겠다. 특히 1969년 최초로 달에 발을 내디딘 닐 암스트롱의 발자국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으니, 꼭 자신의 신발을 옆에 대고 기념촬영을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