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 국빈 방문 마지막 날인 13일 오전(현지시간) 오차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싱가포르 렉처'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사 보강 : 13일 오후 3시 21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공개하며 '비핵화 협상 진전'을 강조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싱가포르에서 현지 여론주도층 인사 400여 명 앞에서 "싱가포르가 '완전한 비핵화를 통한 평화정착'이란 한반도 목표에 함께해줄 것을 믿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국빈 방문 마지막날인 13일 정·재계·학계·언론계 등 인사 400여 명을 상대로 한 호텔에서 한 '한국과 아세안: 동아시아 평화와 번영을 위한 상생의 파트너'란 제목의 연설을 통해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싱가포르 동남아연구소(ISEAS)에서 주최한 것이다.
싱가포르는 특히 지난 6월 12일 북미 정상이 직접 만난 장소다. 문 대통령은 이날 "평화를 위한 싱가포르의 일관된 노력이 이곳을 북미정상회담의 장소로 만들었다" "북미정상회담은 평화의 길을 밝혔다. 세기적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지원해 주신 싱가포르 국민들과 정부에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저도 피난민 아들... 한국은 그 누구보다 평화 원한다"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저 또한 빈손으로 피난선을 탄 전쟁 피난민의 아들"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한국도 그 누구보다 평화를 원한다. 한국만큼 평화가 절실한 나라는 없다. (한국은)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었고 많은 고통을 감내해왔다"라고 말해 '평화'를 특히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싱가포르·아세안과의 관계 강화를 위한 한국 정부의 '신남방정책'을 강조하면서, 한반도-싱가포르·아세안 간 평화를 기반으로 한 경제적 번영의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싱가포르 여론주도층 인사들을 향해 "싱가포르는 금년도 아세안의 의장국으로서 한국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며 "평화를 향한 아세안·싱가포르의 노력에 경의를 표하며, 평화를 통해 우리 모두가 더 큰 번영으로 함께 가자"라고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특히 싱가포르 사회의 청렴성·사법체계 공정성 등을 거론, "남북 분단은 이념을 앞세운 부패·특권·불공정을 용인해 많은 역량을 소모했다"라며 "한국이 싱가포르에게 배워야 할 점이 참으로 많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또 "(향후)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이로 인한 아시아 전체의 번영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연설 중 일부다.
"나는 한국도 (싱가포르처럼) 대담한 상상력을 실천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고자 합니다. 한국에는 싱가포르에는 없는,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또 하나의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남북 경제협력입니다.
남북정상회담은 그 시작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누구나 꿈이라고 여겼던 일입니다. 한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를 기반으로 새로운 경제 지도를 그리게 될 것입니다. 남북은 경제공동체를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누구나 자기의 실력을 공정하게 발휘할 수 있는 나라로 평화 위에 번영이 꽃피는 한반도를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한반도가 평화를 이루면 싱가포르, 아세안과 함께 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는 지역이 될 것입니다.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이 될 것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북한 정상국가로 만들려 해... 한-아세안도 북한 포용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