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저격수'로 불리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에서 배제됐다.
남소연
"아무래도 정무위에서 쫓겨날 것 같아요. 제가 정무위에 남지 않길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거겠죠."
지난 12일,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로 인터뷰를 하던 도중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강북을)이 답답하다며 남긴 전언이다. 전날인 16일 최종 발표된 20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명단에는 실제로 박 의원 이름이 없었다. "정무위가 당연히 1지망"이라던 그였다. 17일, 전화를 걸었다.
- 정말 정무위에서 빠졌더라. 그때 말했던 박용진이 정무위에 남지 않길 바란 '사람들'이 누구냐."관료들이다. 당장 금융 관료들은 정무위가 아닌 박용진이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자료들에 대해 제출을 거부할 거다. 5분, 7분의 짧은 시간이지만 그들을 대상으로 상임위 질의도 못한다. 자신들의 허점이 드러날 수 있다는 공포에서도 벗어난 거다."
박 의원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건희 차명계좌를 밝혀내는 등 지난 2년간의 정무위 활동으로 평생 화두였던 재벌개혁을 겨우 시작했는데 떠나게 돼 아쉽다"고 털어놨다. 박 의원은 "사실 상임위가 배정된 어제 저녁 금융위 고위 간부에게서 '아쉽다. 우리가 작업한 게 절대 아니다'라는 문자도 왔다"면서 "금융 관료들도 스스로 제 발 저리는 것 아니겠나"라고 전하기도 했다.
정무위는 금융감독원·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한국산업은행 등 핵심 경제 부처를 소관하는 국회 상임위원회다. 각종 대기업 문제와 직결된 상임위인 셈이다. 박 의원은 20대 국회 전반기 때 정무위 위원을 활동하며 이건희 차명계좌 의혹을 밝혀내고 과징금을 부과해 '국감 스타'로 주목 받았다.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던 그에겐 '삼성 저격수'란 별명도 붙었다.
박 의원은 "상임위 배정 문제를 두고 당이나 (홍영표)원내대표와 각을 세울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거듭 말하며 극구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정무위 2년 동안 역할을 충분히 했다고 평가 받았는데 굳이 다른 상임위로 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선 뚜렷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박 의원은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관련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문제나 이건희 차명계좌를 비롯한 재벌 기업들의 꼼수, 보험업 감독규정·중간금융지주회사(중간금융지주회사는 일반지주회사가 중간에 금융지주회사를 세워 금융사를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제도는 일반지주회사가 금융사를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로 지배할 수 없는데 이를 해소시켜주는 방안으로 일방적으로 삼성이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문제 등 재벌개혁 현안이 산적하다"면서 "정무위 밖에서도 상임위가 2개라는 각오로 삼성을 비롯한 재벌개혁 문제에 대해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박 의원과 <오마이뉴스>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
"상임위 문제로 당과 각 세우고 싶지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