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과 기무사령관의 엇갈린 증언...누구 말이 맞나

[현장- 국회 국방위] "놓고 가라" vs. "계엄 문건 위중"

등록 2018.07.24 18:23수정 2018.07.24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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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수경례하는 이석구 기무사령관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업무보고에 출석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거수경례하는 이석구 기무사령관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방부 업무보고에 출석해 거수경례하고 있다. 남소연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은 24일 기무사가 작성한 '계엄 문건'과 관련해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위중한 상황으로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는 "바쁘니까 놓고 가라"고 했다는 송 장관의 당초 해명과는 배치되는 증언이다. 이 때문에 송 장관이 당시 해당 문건에 대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 사령관은 "송 장관에게 보고할 때 송 장관이 바쁘니까 놓고 가라고 했다는데 맞느냐"는 무소속 서청원 의원의 질의에 "장관이 위중한 상황으로 인지했다"면서 이렇게 답변했다.

'엄중한 사안이어서 앞으로 수사할 필요가 있고 대통령 보고 사항이라고 했느냐, 아니면 기초자료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것이라고 보고했느냐'는 서 의원 질문에는 "대단히 중요한 사항이고 위중한 사항은 당시에도 인정하고 있었다"고 재차 확인했다.

"왜 (작성 후) 1년이나 지난 시점인 3월 16일에 용도 폐기된 (계엄) 문건을 장관에게 보고했느냐"는 자유한국당 이종명 의원의 물음에는 "지난 3월 8일 군인권센터에서 수방사의 위수령과 관련된 문건이 거론되면서 국방부에서 면밀히 조사하라고 했고 부대원이 자진 신고를 해서 그런 내용을 파악해 장관께 보고드렸다"고 말했다.

이 사령관은 "그 문건을 작성한 (기무사 요원) 일부가 '우리도 과거 이런 것을 검토했다'는 사항으로 해서 USB에 담아서 문건을 보고했다"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그 전에는 몰랐느냐'는 이 의원의 질문에 "그렇다"면서 "정보기관 특성상 소수 인원이 하는 것을 다른 인원 대다수가 몰랐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회 법사위 출석한 이석구 기무사령관 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국회 법사위 출석한 이석구 기무사령관이석구 국군기무사령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오른쪽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남소연

반면, 송 장관은 이 사령관의 계엄 문건 보고와 관련해 "3월 16일, 5분 정도 보고를 받았다. 그(계엄 관련) 문건이 아니고 지휘 일반 보고를 받았고 이것(문건)은 두꺼워서 다 볼 수 없으니 놓고 가라고 했다"며 "그날 일정이 바빠서 다 끝난 다음에 퇴근하기 전에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 장관은 "수사는 꼭 해야 하는데 (당시는) 오픈시킬 시기는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그때는 지방선거도 있고 남북대화도 있고 밝힐 수가 없어서 지나가면 확실한 수사를 시킬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송 장관에게 "기무사령관으로부터 3월16일 이 문제에 대한 보고를 받으실 때 11시38분부터 몇 분간 보고 받았냐"고 물었다. 송 장관이 "11시38분은 장관실에 들어온 시간이고 10분 정도 대기했다. (11시) 50~55분 정도, 그리고 제가 나간 건 (11시) 55분"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이 사령관이) 8쪽짜리 계엄문건과 대비계획 세부자료 67쪽을 같이 들고 왔느냐"고 묻자 송 장관은 "같이 들고 왔다"고 답변했다.


두 사람의 진술이 엇갈리자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은 "이 사령관은 송 장관에게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할 정도로 보고했다는데, 송 장관은 이 사령관에게 그냥 놓고 가라고 했다고 한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가"라고 추궁했다.

이 사령관의 진술이 맞다면, 지난 3월 16일 문건을 보고할 당시 '위중한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했던 송 장관이 왜 6월 28일에야 청와대에 늑장 보고했는지에 대한 책임론이 더욱 거세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기무사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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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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