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가 황현산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8일 오전 4시 20분 별세했다. 향년 73세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이 8일 오전 4시 20분 별세했다. 향년 73세.
2015년 담도암 진단을 받고 치료받았으나, 올해 2월 암이 재발해 한국문화예술위원장직을 사직하고 투병에 들어갔다. 그러다 지난달 초부터 병세가 악화해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해 있던 중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끝내 눈을 감았다.
고인은 1945년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현대시를 주로 연구하며 문학평론가로도 활동했다. 1980년부터 경남대, 강원대 교수를 거쳐 1993년부터 2010년까지 고려대 불어불문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30여년 동안 후학을 양성했다.
팔봉비평문학상, 대산문학상, 아름다운작가상을 받았으며 2007년 미당문학상 심사위원을 맡았다. 불문학 작품 번역에도 열성을 바쳐 생텍쥐페리의 '어린왕자', 파스칼 피아의 '아뽈리네르', 드니 디드로의 '라모의 조카', 스테판 말라르메의 '시집', 기욤 아폴리네르의 '알코올', 앙드레 브르통의 '초현실주의 선언', 로트레아몽의 '말도로르의 노래' 등을 번역했다. 한국번역비평학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의 이름이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것은 2013년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를 펴내면서다. 신문에 연재한 칼럼들을 모아 낸 이 책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안목과 철학을 편안한 글로 풀어내 인기를 끌었다. 최근 투병 중 펴낸 두 번째 산문집 '사소한 부탁'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박근혜 정부에서 작성한 정부 지원 배제 명단인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랐으며, 지난 19대 대통령선거에서 문인 423명의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공모를 거쳐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암이 재발하면서 두 달여 만에 사직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저서로는 '말과 시간의 깊이', '얼굴 없는 희망', '말라르메의 '시집'에 대한 주석적 연구', '이상과 귀향, 한국문학의 새 영토'(공저), '잘 표현된 불행', '13인의 아해가 도로로 질주하오'(공저) 등이 있다.
빈소는 고려대학교의료원 안암병원 장례식장 205호(8일), 301호(9일부터)에 마련됐다. 발인은 오는 10일 오전 10시. (☎ 02-923-4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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