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술 기자(무대 오른쪽)의 발언에 이어 이철재 부위원장이 보충 설명을 하고 있다.
윤종훈
4대강 정비가 끝난 후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는 전북, 충남북을 흐르는 금강의 세 개 수문(세종보·공주보·백제보) 중 세종보만 잦은 고장과 기름 유출 등의 이유로 1년에 네 차례 열었을 뿐 다른 보는 문을 연 일이 없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강 되살리기' 차원에서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를 포함한 4대강의 14개 보가 단계적으로 개방됐다. 그러나 백제보의 경우 인근 비닐하우스에서 수박 재배를 하는 농가들의 반대로 최근 다시 수문을 닫았다.
김 기자는 "수문을 닫은 백제보의 경우 아직 녹조가 창궐하고, 백제보의 수위 영향을 받는 아래쪽 공주보 또한 강바닥에 펄이 시커멓게 쌓여있다"고 최근 상황을 설명했다. 반면 세종보는 일부 정체된 공간 때문에 부유물이 존재하지만 그 전보다 물이 맑아지면서 수질이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수문 개방으로 물이 흐르면서 하중도에 모래톱이 만들어지고 재첩, 다슬기가 발견되는 등 '강이 살아나는 증거'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무역업을 하다 충남 공주의 한 지역신문 기자를 거쳐 사장으로 일하던 중 4대강 취재를 시작한 김 기자는 특히 금강에 대한 집요한 취재로 '금강요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지금은 '전업 시민기자'로서 4대강 취재를 계속하고 있는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언제까지 취재할 거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리고 "어렸을 때 친구들과 놀던 강, 내가 봤던 강의 모습이 돌아올 때까지 계속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북토크에는 조현진(43·여)씨가 대학에서 환경을 전공하는 아들 박상우(20)씨와 함께 참여하는 등 다양한 연령대의 청중 30여 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대학생 한가람(25)씨는 "4대강 사업이 그저 국가예산을 매년 꿀꺽 삼키는 (낭비적) 사업이고, 강에 녹조가 끼어 문제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는데 훨씬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4대강 수질개선 등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내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묻는 한 참석자에게 "진보언론, 환경단체 등을 후원하면서 강에 관심 가질 것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왜 강이 녹조로 덮여 있는지 시청과 환경부 등에 항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시민 각자가 가까운 개천이라도 찾아가 보는 '관심'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좋은 강이든 나쁜 강이든 가까운 개천이라도 찾아가 봅시다. 우리가 가까운 개천이라도 관심을 가져야 냄새가 나면 '냄새가 왜 나냐?'고 지적하고 쓰레기가 많으면 '쓰레기가 왜 많지?'라고 지적하죠. 그래야 그 강이 살아납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강, 그런 강이 돌아오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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