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결단 촉구한 김병준 "계속 화살 빗맞고 있다"

장하성 정책실장 경질부터 소득주도성장 폐기까지 요구

등록 2018.08.22 16:59수정 2018.08.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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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비대위 회의 참석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비대위 회의 참석한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남소연


"지금까지의 책임만 가지고도 사실은 (그 자리에) 있기가 힘들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을 겨냥했다.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실패의 책임을 져야 한다는 얘기였다.

그는 22일 오후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가 야당 주장대로 전환된다면 장하성 실장은 자리를 유지하기 힘들지 않겠나"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말하면서 "장하성 실장 입장에서도 굉장히 불편할 것이다. 있고 싶은 마음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장 실장 혼자 책임질 문제인지, 아니면 정부 전체가 책임져야 할 문제인지는 모르겠다"라고 전제했다.

최근 고용쇼크 등을 예로 들면서 현재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기조 전환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책을 운용해 본 입장에선 (소득주도성장론은) '무용지식(無用知識 : 쓸모가 없거나 위험을 낳기도 하는 진부한 지식)'"이라며 "우리 현실을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임금 인상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수 있는 내수 시장이 작은데다 대기업의 고용율도 10% 안팎에 그쳐서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이었다.

시장의 기를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도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다른 나라는 다 호황인데 우리나라만 경기가 침체돼 있다. 특히 걱정하는 건 민간 분야의 R&D 투자가 떨어지거나 횡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조업 분야들이 사람을 쓰지 않는 형태의 산업이 되니깐 물류비용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미국이나 중국 등 소비시장과 가까운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신 산업정책이 절실할 때인데 기업가 정신을 콱콱 죽이는 정책을 계속 내놓으면 어디로 가라는 것인가"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계속 화살 빗맞고 있으면 겨냥이 잘못됐다는 걸 인정해야"


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도 요구했다. 그는 "대통령직에 대한 연민이 있다. 얼마나 힘든 자리라는 걸 알고 있다"라면서 "그렇지만 힘든 만큼 각오도 단단히 하고 결단도 내리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빗나간 화살'을 예로 들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계속 화살이 빗맞고 있다면 '바람이 불어서', '옆에서 말을 걸어서' 그러지 말고 '활 실력이 부족하다', '겨냥이 잘못됐다' 인정해야 한다"라며 "고집스럽게 내 생각이 맞다, 내 눈이 정확하다고 하면 화살만 다 낭비한다. 그 화살은 우리 미래세대가 다 부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대위원장 취임 후 줄곧 강조하고 있는 '탈(脫) 국가주의' 주장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이번엔 전날(21일) 당정 협의를 통해 결정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결정에 대해서도 '국가주의' 잣대를 들이댔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건 좋은데 검찰이 (그 권한을) 쓰게 했다"라며 "안 그래도 기업들이 전부 움츠리고 있는데 국가의 관리감독 권한이 더 강해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소상공인들이 공동 판로를 개척하겠다고 모인 것도 담합이라고 하는 판에 검찰의 칼이 어디로 향할 지 알 수가 있나. 기업하는 사람들이 겁 안 나겠나"라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이 검찰을 믿고 있나. (검찰의 판단에)자의적 잣대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래서 걱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탈' 국가주의를 가장 잘 구현한 나라는 어디인가"라는 질문엔 스웨덴과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를 예로 들었다. 김 위원장은 "스웨덴은 복지국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시장자유도가 엄청나게 높다. 한국에서는 금기시하고 있는 영리병원까지도 할 수 있는 나라"라면서 "시장자유도가 높은 대신, 국가는 조세를 거둬서 약자를 돌보고 평생교육체계를 다듬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김병준 #장하성 #소득주도성장 #국가주의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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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2007~2009.11)·현안이슈팀(2016.1~2016.6)·기획취재팀(2017.1~2017.6)·기동팀(2017.11~2018.5)·정치부(2009.12~2014.12, 2016.7~2016.12, 2017.6~2017.11, 2018.5~2024.6) 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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