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19호 태풍 솔릭이 덮친 가운데, 제주시 오라동주민센터 인근 도로반사경이 강풍에 엿가락처럼 꺾였다.
제주의소리
태풍 솔릭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느린 속도로 제주에 머물렀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태풍 솔릭은 오후 3시쯤 목포 해상까지 북상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오후에 접어들면서 예보가 변경됐고, 이날 오후 6시 이후에야 목포 근방까지 접근할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전날(22일) 저녁까지만해도 시속 20km의 속도를 보였던 솔릭은 23일 새벽 16km로 줄었고, 이날 정오 무렵에는 사람 걸음걸이 수준인 시속 4km까지 뚝 떨어졌다. 현재 속도인 8km도 예년의 태풍들에 비하면 상당히 느린 수준이다.
태풍이 머무는 시간에 늘어나며 제주지역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2~23일 이틀간 한라산 사제비동산에는 1029mm, 윗세오름에는 947mm, 삼각봉 833mm, 산천단 523mm의 많은 비가 내렸다. 산간지역에 최대 500mm 가량의 비가 내릴 것이라 내다봤던 당초 예보에 비하면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 외에 제주시 301mm, 서귀포 126mm, 성산 109mm, 고산 103mm, 서광 220mm, 색달 217mm, 송당 204mm, 월정 143mm, 금악 288mm, 한림 231mm 등의 강우량을 기록했다.
그야말로 '물폭탄'급 폭우가 내리면서 한천과 병문천 등의 저류지 수문도 개방됐다. 특히 100년만에 한번 발생하는 폭우까지 견디도록 설계됐다는 한천 저류지도 저장용량 73만톤에 육박하는 만수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