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대 시의회 제249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시정질의기간이 축소되자 일부에서는 시의회가 시의 들러리가 된 꼴이라고 비판했다.
김강현
인천시의회가 시정질의 일정을 축소해 논란이다. 일각에서는 시의회가 시 집행부의 '거수기'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실제 8대 시의회는 전체 시의원의 92%가 민주당 소속이다. 이런 구조 안에서 시정질의 일정을 줄이는 문제까지 불거지자, '시 집행부를 제대로 감시 할 수 있겠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인천시의회는 29일 제 249회 정례회 1차 본회의를 열고, 원래 3일로 예정됐던 시정질의를 갑자기 2일로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이유는 박남춘 시장의 중앙정부 행사 참석 때문이다. 시의회는 당초 이달 30일부터 9월 3일까지 세 차례 시정질의를 하기로 결정했다. 이틀은 시 집행부, 하루는 시교육청을 상대로 한 것이다. 따라서 30일 오전 10시부터 시를 상대로 시정질의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박 시장 일정을 감안해 같은 날 오후 3시로 연기했다. 하지만 이후 이날 시정질의 자체를 취소했다.
이용범 의장은 이날(29일) 본회의장에서 "시정질문을 신청한 의원이 많지 않은 관계로 3일간의 질문 일정을 2일로 조정하자 한다"며 의사일정 변경안건을 상정했다. 이 안건은 단 한 명의 이의제기 없이 그대로 가결됐다. 따라서 시의회 2차 본회의가 열릴 예정이던 30일은 본회의가 열리지 않고, 오는 31일 단 하루만 시를 상대로 한 시정질의가 진행된다.
당초 30일 시정질의를 신청한 의원은 6명(16건), 31일은 8명(14건)인데, 30일 시정질의가 취소되면서 31일 하루 동안 14명(30건)의 의원들이 시정 질의를 마쳐야 한다. 질문을 하는 의원들이나 답변하는 집행부 모두 생산적인 결과를 얻어내기 힘든 상황이다. 8대 시의회 개원 이후 첫 번째 시정질의부터 일정이 변경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광호 인천평화복지연대 사무처장은 "시의회가 인천시의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이 됐다. 초선 의원이 많은 만큼 시정에 대한 질의 내용도 많고 따져야 할 현안도 많은데 어처구니가 없다"며 "시장 일정 때문에 멋대로 일정을 조정하는 것은 시가 시의회를 무시하는 것이고, 시의회는 시의 들러리로 전락한 꼴"이라고 비판했다.
조선희 시의원(정의당)은 "이번 시정질의는 앞으로 4년의 정책 방향을 시민들과 함께 공론화 하는 자리라고 생각한다. 시정질의가 축소된 것은 시의회가 시민들의 목소리와 알권리를 축소시킨 것이나 다름없어 굉장히 아쉽다. 단 하루 만에 어떤 질문과 답변이 오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용범 시의회의장은 "송영길 시장 때와 유정복 시장 때도 시정질의를 신청한 의원이 1~2명뿐이어서 일정을 변경한 적이 있다"며 "시장이 개인 사정으로 참가를 못 하는 게 아니라 서울의 중요 모임에 참석하는 것이라 부득이하게 일정 조율이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민주당의 압승으로 인천시의회는 더불어민주당 34명, 자유한국당 2명, 정의당 1명으로 구성됐다. 따라서 의장과 양 부의장, 6개 상임위원장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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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이 들러리?" 인천시의회 시정질의 축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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