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수산은 산사태 위험 1~2등급 지역으로 주민들에 따르면 예전에도 산사태가 발생했다. 사진에 보이는 건물 뒤쪽 산을 빙 둘러서 태양광발전시설 신청이 접수된 상태다.
김종술
'태양광발전사업'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 지원정책에 따른 보조금과 비싼 전력 단가측정 때문에 허가를 받는다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기도 한다. 마구잡이 신청이 들어오면서 자치단체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충남 공주시에 따르면 크고 작은 태양광발전시설 사업자가 200명이 넘는다. 난개발로 인한 문제는 비단 이곳만이 아니다.
세계 국선도 연맹 대학이 있는 충남 공주시 이인면 목동리. 천선원 뒤 무수산을 둘러싸고 태양광발전사업 신청이 공주시에 접수됐다. 2건 가운데 1건은 2017년 1월 5일 충청남도에서 7만㎡ 정도의 1차 허가가 난 상태고 2번째 2만7000㎡ 규모의 허가가 공주시 기업경제과에 접수된 상태다.
제보를 받고 찾아간 천선원은 산세가 좋은 깊은 산속에 위치해 있었다. 지방하천 2급인 사정천을 따라 오르는 길목 정자에는 더위를 피해 휴식을 취하는 주민들로 북적였다. 작은 소류지인 남월지를 끼고 조경수로 심어 놓은 무궁화 꽃이 활짝 피었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올라간 나지막한 산자락은 한눈에 보아도 법적 기준치인 15도를 넘어 보였다.
최근 난개발로 인한 문제가 대두되면서 지역 MBC와 KBS 등 기자들이 먼저 와서 취재하고 있었다. 현장 안내를 맡은 '남월마을 태양광발전시설 반대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이종대 협력위원장은 "태양광발전시설이 들어설 자리는 마사토 재질의 산지로 산림청에서는 산사태 1, 2등급 위험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계룡산 줄기로 이어지고 수목이 울창하여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가재, 도롱뇽, 반딧불이 등이 집단으로 서식하는 청정 생태계"라고 말했다.
"지난 7월 4일 대규모의 태양광발전시설 전기사업허가가 공주시에 접수되었다. 10호 이상의 가구가 귀촌‧귀농하여 마을을 형성하고 자연과 벗하며 평온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지역 주민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 지역은 아주 오래전에 산사태가 일어나 산1-1의 반쪽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경사가 매우 심한 마사토 재질의 산지이다.
지금도 산 곳곳에는 큰 바위와 돌이 많고 남월마을 어르신들은 아직도 '돌 위에 돌을 올려놓지 않는 풍습'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산지에 태양광발전시설 설치를 위해 대량으로 나무를 벌목한다면 집중호우가 내릴 때 산1-1 지척에 거주하고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은 생존권이 위협되는 매우 불안하고 위험한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환경부는 9일 이 같은 '육상 태양광발전 사업 환경성 평가 협의 지침'을 8월 1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지침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할 수 없는 '회피해야 할 지역'은 백두대간과 법정보호지역, 보호 생물종 서식지, 생태 자연도 1등급 지역 등 생태적으로 민감하거나 경사도가 15도 이상 혹은 산사태 위험 1~2등급인 곳이다.
또 경관보존이 필요하거나 생태계조사를 실시하는 지역도 태양광 발전 시설을 놓을 수 없다. '신중한 검토가 필요한 지역'으로 분류되는 생태 자연도 2등급 지역과 생태축 단절 우려 지역, 식생 보전 3~4등급의 산림을 침투하는 지역, 법정보호지역의 경계로부터 반경 1㎞ 이내 지역도 태양광 설치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지침에는 태양광 발전사업 수행 방향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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