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도시> / 지은이 나다나엘 존슨 / 옮긴이 정서진 / 펴낸곳 ㈜눌와 / 2018년 8월 6일 / 값 13,800원
㈜눌와
<우리가 몰랐던 도시>(지은이 나다나엘 존슨, 옮긴이 정서진, 펴낸곳 ㈜눌와)는 진즉부터 도시에 있었지만 제대로 보지 못한 것들, 도심지에서도 쉬 볼 수 있지만 언뜻 관찰의 대상으로는 생각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것들 살아가는 세계를 설명하는 내용입니다.
환경잡지 식품담당 기자인 저자가 주변을 살피며 관찰하게 된 시작은 한 살 된 딸, 어쩜 이제 막 말을 배우기 시작하였을 딸의 끊임없는 질문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아이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관심을 갖고 살피다 보니 그동안에도 있었겠지만 미처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고, 알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생태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가는 방법은 오묘하리 만큼 적극적이고 다양했습니다. 종족을 유지하거나 번식시키기 위한 원초적 본능은 교묘하다 할 만큼 위대합니다. 미물이라고조차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는 개미가 그토록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는 집단의 유전자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인간들만 소통을 할 거라고 착각할지 모르지만 개미들도 소통을 한다고 합니다. 인간들은 말로 소통을 하지만 개미들은 몸에서 분비하는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을 다양한 비율로 섞어 다양한 메시지를 전달한다고 합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개미들이 추구하는 바는 유전자를 물려주는 것인데, 이는 대리 번식으로 가능하다. 일개미들은 알을 낳지 못하기 때문에 유전자의 50퍼센트를 갖고 있는 여왕개미에 의존한다.
일개미가 번식 가능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집단의 안녕을 증진하는 것이다. 개미가 이타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 짚은 것이다. 물론 개미는 지치지 않고 일하고 전체를 위해 주저 없이 희생하지만 이는 개미 집단의 유전자를 이어나가기 위한 이기적인 동기에서 시작된 것이다.
- <우리가 몰랐던 도시>, 189쪽-
아무것도 모를 거라고 생각할지도 모르는 까마귀는 자신을 괴롭힌 사람 얼굴을 기억한다고 합니다. 괴롭힘을 당한 까마귀는 물론 무리의 까마귀들도 괴롭힌 사람을 기억하고, 정보전달을 통해 어린 새들조차 기피해야 할 대상을 학습한다고 합니다.
까마귀가 인간의 얼굴을 구분한다는 것을 증명한 것은 대단한 업적이지만 내 생각에는 그다음에 벌어진 일이 훨씬 놀라운 것 같다. 점점 더 많은 까마귀들이 몰려들어 원인을 꾸짖었다. 마즐러프는 이렇게 썼다. "원시인에 대한 까마귀의 증오는 집요할 뿐만 아니라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거세졌다.… 그냥 걸어가는 원시인에게 짖어대는 새들의 숫자는 세 배로 늘어났다. 게다가 이 네안데르텔인을 질책하는 까마귀 중 대다수는 한 번도 인간과 접촉한 적이 없었다." 까마귀들은 이 요괴를 조심하라고 서로에게 가르쳤다.
-<우리가 몰랐던 도시>, 227쪽-
책에서는 비둘, 잡초, 다람쥐, 새, 은행나무, 개미, 까마귀, 달팽이 등 도심지 생활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지만 미처 생각조차 해보지 못했고, 가늠조차 해보지 않았을 그들의 세계, 그들이 살아나가는 방법과 수단까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거창한 도구 하나 없이 단지 이 책 한권을 읽는 것만으로도 살필 수 있는 그들의 세계는, 모르고 있었던 이미 그동안에도 더불어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곤충이나 새들의 삶을 훨씬 흥미진진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해주는 또 하나의 창이 될 거라 기대됩니다.
우리가 몰랐던 도시 - 비둘기부터 달팽이까지, 동네에서 자연을 만나다
나다나엘 존슨 지음, 정서진 옮김,
눌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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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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