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집 - 열네 명이 기억하는첫 번째 집의 풍경 / 신지혜 / 유어마인드
유어마인드
"집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나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나는 아빠가 지은 집에서 태어나 아파트와 다가구, 다세대 주택, 연립주택, 원룸,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형태의 집을 두루 경험했다. 지금 살고 있는 열두 번째 집은 46년 된 연립주택으로, 밝고 여유롭고 따뜻하다. 나는 늘 집이 사람에게 얼마나 영향을 끼치고 어떻게 생활을 바꾸는지 궁금해했다"
아빠가 지은 집에서 태어나 벌써 열두 번째 집에서 살고 있는 저자 신지혜는 그간 살았던 열한 채의 집 이야기로 책을 냈었다. 그 안에는 당신의 '최초의 집'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엽서를 담았는데, 정말 자신이 살았던 첫 번째 집에 대한 사연을 보내준 이들이 있었고, 그렇게 이야기가 모여 열네 명의 '최초의 집' 이야기를 묶은 책 『최초의 집』이 탄생했다.
농촌주택, 도시 단독주택, 상가주택, 다가구주택, 연립주택, 아파트 등 주택의 형식을 분류하는 이름만 들어도 생각했던 것보다 다양한 '집'의 모습에 놀라게 된다.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다 보면 비슷비슷한 아파트에 살면서 잊고 지낸 집의 요소요소가 떠오르기 시작한다. 이층집 베란다가 유독 넓어 마당처럼 활용한 모습이라든지, 주인집이 방 한 칸과 일부 공간을 떼어 세를 놓은 터라 원래 있던 문을 없애지 못하고 냉장고로 막아놓은 모습 등을 통해 자연스레 나의 '최초의 집'이 어디였고 어땠는지를 떠올리게 된다.
이렇듯 집에는 사연이 있다. 지나고 나면 잊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공간을 떠올리면 다시금 기억들이 살아난다. 재미난 건 평생 한집에 살아온 이들에게도 변화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구성원의 상황이 바뀌고 생활이 바뀌면서 집도 함께 변하기 때문이다.
또한 주거 문화가 대부분 아파트 중심으로 바뀌면서 생겨난 세대 차도 확인할 수 있는데, 평생 고층 아파트에서 살아온 어떤 이는 독립하고 얻은 첫 집이 4층이라 땅에 박혀 있는 느낌이 들어 답답했다고 말한다. 아파트에는 추억이 없다고 말한 이가 누구인지 찾아 이 사연을 들려줘야지 싶다. 작가의 말마따나 '모든 집은 저마다 나름대로의 세계'다.
따로 또 같이 사는 데 적정한 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