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힘을 믿는다"는 김미영 원장과 부여유치원 아이들. 아이들이 주도하는 '소부리 바름이 인성조회'가 끝나고 원장선생님과 즐거운 시간.
정세연
유아기 인성이 평생을 좌우
16년 만에 고향 부여로 돌아와 정년퇴직을 2년 남겨두고 있는 그녀는 '제대로 된 유아교육'을 위해 여전히 분투하고 있다. '모둠별 독서퀴즈'는 그러한 고민의 산물이기도 하다. 독서퀴즈를 통해 독서왕을 가리거나 등수를 매기고 상을 주는 경연은 이미 많은 유치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부여유치원의 '모둠별 독서퀴즈'는 조금 다르다. 모둠별로 협력해서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으로 독서퀴즈를 진행하고 모든 아이들이 상을 받아간다.
"독서퀴즈가 인지력테스트가 돼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독서교육의 목적에도 맞지 않고요. 조금만 생각을 바꿔보면 인성교육과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어요. 개인 간 경쟁이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고 노력하는 과정을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거죠. 선생님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게 바로 그거예요. 결과보다 과정을 중시하자, 친구들끼리 서로 끌고 밀고 도우면서 과제를 수행해나가는 모습을 격려하고 칭찬하자고요."
사랑을 바탕으로 한 인성교육, 대화와 소통을 강조하는 그녀의 방식을 처음부터 학부모들이 환영한 것은 아니다. 기존 시스템과 달리 자꾸 변화를 시도하다 보니 귀찮아하는 학부모도 있었고, 처음이니까 열심이지 곧 저러다 말겠지 생각하는 학부모도 있었다.
'학부모 대화의 날'을 통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고, 학부모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개선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교문 앞에서 등원하는 아이들을 맞이하고, 통학 차량에는 몇 명의 아이들이 타고 내렸는지 일일이 체크했다. 그렇게 한 학기가 지나니 원장의 교육철학을 이해하고 좋은 변화를 인정하고 믿어주는 학부모들이 많아졌다.
"제가 하는 이 일을 정말 사랑합니다.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생활하며 저도 힘을 많이 얻고요. 퇴직하는 그날까지 사랑으로, 가슴으로 아이들을 마주할 겁니다. 효 교육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저렇게 효도해라, 말로 할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사랑을 보여주면 돼요. 그러면 아이들도 그만큼 돌려준답니다. 사랑의 힘을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