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책 모두의 책 사무실
오시내
독립출판의 시대가 열렸다. 그만큼 출판의 문이 낮아졌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하지만, 정말 누구나 책을 만들 수 있는 걸까. '모두의책'은 아니라고 말한다. 사회에 애정을 가지고, 소시민의 삶에 관심을 가질 때에만 일상을 담은 따뜻한 책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두의책'은 이름처럼 모두의 삶에 숨을 불어넣는 따듯한 이야기를 담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가 책에 담겨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기록이 되길 바란다.
"헌법 제21조에 보면 모든 국민에게 출판의 자유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그 자유권을 우리가 충분히 누리고 있는지 생각해 봤습니다. 국민 1~2%만이 이 자유권을 누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똑똑해야 책을 만드는 걸까,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올바른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애정을 가진 사람이, 개인의 일상을 책으로 만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진호 대표는 일상의 기록이 책이 된다는 생각, 우리의 생활이 책이 된다는 생각 하나로 '모두의책'을 설립했다. 지난 2015년 1월에 설립해, 지난해 11월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으니 벌써 햇수로 4년 동안 우리 주변 곳곳에 놓인 이야기에 주목해 온 셈이다. 이름만으로도 협동조합의 일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모두의책은 재밌게도 책이라는 수단보다, 늘 주변에 존재했던 사회구성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목적에서부터 시작했다.
"사회적기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단순히 돈을 좇으며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기보다는 사회에 기여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제가 할 수 있는 일 중에 찾다 보니 책이라는 결론이 났어요. 잘 해내고 싶은 일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죠."
모두의책을 창업하기 전, 오랫동안 프리랜서 편집디자이너로 일하던 김진호 대표는 자연스레 출판에 눈길이 갔다. 글쓰기 관련 수업을 듣고 동호회 활동을 할 정도로 책을 좋아한다는 개인적인 관심도 더해졌다. 출판이라는 일이 녹록지 않은 일이라는 걸 모르는 게 아니었는데도 욕심이 났다.
"창의적인 일을 한다는 게 생각보다 굉장히 구속된 삶이잖아요. 항상 마감에 쫓기고 결과물에 대한 철저한 책임도 져야 하고요. 경험으로 아는데도 책 만드는 일을 하고 싶더라고요. 지금은 경영 안정을 위해 디자인 사업도 함께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디자인보다 책 만드는 의미 있는 일에 더 집중하고 싶어요. 앞으로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미션에 더 집중하는 게 저희의 가장 큰 바람입니다."
삶이 모여 기록이 되고 역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