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년 농사꾼 백인영씨
조종안
부모에게 물려받은 농지를 조금씩 늘려 지금은 1만 5000평을 소유한 농사꾼 백인영씨. 농경시대 같으면 마을에서 대지주 소리를 들을 수 있는 농지다. 그런데도 그는 남의 논을 빌려 경작하는 소작농을 30년 가까이 하고 있다. 올봄에도 자기가 소유한 논에 소작농지 4만 5000평을 더해 6만 평에 모를 심었다.
"올해도 풍년이냐?"는 기자의 물음에 백씨는 "벼 낟알이 형성되는 출수기(8월 중순경)에 몰려온 비바람과 폭염 때문에 흉년이 예상된다. 자세한 것은 방아를 찧어봐야 알겠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10~15% 소출이 감소할 것 같다. 최근 수확량에서도 감이 잡힌다. 지난해에는 한 필지(1200평)에서 60kg들이 벼 52개 거둬들였는데, 올해는 45개 정도에서 그칠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백씨는 "모내기 끝나고 120일쯤 지나면 벼 베기가 시작되는데, 가장 적당한 시기는 벼가 80%쯤 익었을 때다. 나머지 20%는 수박이나 감을 꼭지까지 따놓으면 저 혼자 익듯 건조과정에서 스스로 익는다. 벼가 완전히 영글었을 때 수확하면 밥맛도 떨어진다"며 "서리 내리기 전에 수확해야 하는 이유는 벼가 서리를 맞으면 쌀이 깨지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소유 농지가 1만 평 남짓이던 10년 전에도, 1만 5000평을 가진 지금도 "시골 부자 그거 아무것도 아니다. 수만 평 농사지어야 별 볼일 없다!"고 말하는 백씨. 그는 "앞으로 일주일은 더 논으로 출근해야 추수가 완전히 끝날 것 같다"며 총총히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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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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