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반대는 전체 기독교 목소리 아니다"

창원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적극 지지"

등록 2018.10.31 14:02수정 2018.10.3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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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10월 31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10월 31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 찬성 입장을 밝혔다.윤성효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을 두고 찬반 논란인 가운데, 창원지역 '작은교회' 교인들이 적극 찬성하고 나섰다.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10월 31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입장을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김용환(정금교회)·공명탁(하나교회)·박준원(한교회) 목사와 교인인 고승하 전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박종권 탈핵경남시민연대 공동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금교회는 한국기독교장로회, 다른 두 교회는 감리교 소속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기독교계 언론사 관계자들이 참석해 40여분간 질의와 대답이 벌어졌다. 창원 남산교회에 다닌다고 한 송영기(교사)씨는 "조례 반대는 전체 교인들의 목소리가 아니다"며 "조례에 반대하는 단체의 선전용 문구에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많고,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박종권 대표는 "조례안에는 동성애를 조장하는 내용이 없고, 학생이면 누구든 차별하지 않고 대우해 주어야 한다는 내용이다"며 "우리는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의 성적 지향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고승하 전 이사장은 "성소수자가 교회에 나오면 안 되느냐. 목회자라면 성소수자를 위한 교회도 있어야 한다"고, "학생들이 공부하는데 인권조례가 방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역사는 진보 발전한다", "우리도 모두 자녀를 키운다. 동성애 하라는 것은 아니다. 성소수자라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공명탁 목사는 "성서를 떠나서, 원수도 끌어 안아야 한다. 성서의 문자에 잡혀 있어서는 안된다"거나 "우리 3개 교회는 지역이든 전국이든 현안에 대해서는 기도회나 강연회 등을 해왔고 그런 차원에서 이번에 긴박하고 다급한 심정으로 나섰다"고 말했다.

3개 교회는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취지에 공감하며 동 조례가 원만하게 통과되어 우리 학생들이 학생의 인권 뿐 아니라 교사와 부모의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시민으로 당당하게 성장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환(정금교회)·공명탁(하나교회)·박준원(한교회) 목사는 10월 31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안 제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
김용환(정금교회)·공명탁(하나교회)·박준원(한교회) 목사는 10월 31일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안 제정을 적극 지지한다고 했다.윤성효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의 경남학생인권조례 찬성 입장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는 차별행위를 금지하고 있는데 그 차별행위사유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즉,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性的) 지향, 학력 등이다.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며 전 세계인들이 국제적으로 지켜야 할 규범들이다. 우리 학생들 또한 당연히 이 규범에 의해 차별 받지 않을 권리가 있고 따라서 경남교육감은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해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 교계나 학부모단체가 조직적으로 인권조례 제정을 저지하는 집단행동을 벌이고 있다. 참으로 시대착오적인 행위이다. 아직도 우리 학생들을 통제 대상으로 생각하거나 고분고분히 말 잘 듣는 순종자로 만들기 위한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부터 인권에 대한 교육을 받고 참된 인권을 누리면서 자유롭게 자기의사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 학생들의 의식수준은 세계적 수준에 이르렀다.


"나도 내가 누구였는지도 잘 모르게 됐어/거울에다 지껄여봐? 너는 대체 누구니". BTS(방탄소년단)의 노랫말 가사는 우리 청소년들이 얼마나 자기성찰이나 자아실현의 기회 없이 강제된 규범 속에 살아 왔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BTS는 유엔에서 성정체성이 무엇이든 상관 말고 당신의 목소리를 내라고 외쳤다. 이제는 우리 학생들을 인권의 주체로 받아들이고 인권위원회법에 위반하는 행위들을 과감히 떨쳐내는 일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많은 분들이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없애는 것에 대하여 우려하면서 에이즈 확산을 지적하지만 사단법인 '한국에이즈퇴치연맹'는 "동성 간 성관계와 에이즈는 상관관계가 없다"고 한다. 성소수자는 결코 배척해야 할 대상이 아니고 성적 지향이 다를 뿐이다. 잘못된 선입견을 버리고 포용하자. 성경 말씀에도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너희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종이나 자유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모두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하나이다"(갈라디아서 3장 28절).

어떤 학부모단체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면 교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한다. 김용택 선생의 <참교육 이야기>에 의하면, "교권은 학생위에 군림해 절대자로서 누려야할 지위를 뜻하는 말 같지만 그런 교권이란 천자문을 가르치던 서당에서나 통하던 지위다. 민주주의를 배우고 가르치는 교실에서 공자맹자를 가르치던 시절의 도덕률로 학생들을 강제해 군림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소리다. 진정한 교권이란 '교육권'이다. 교육권이란 '교육을 받을 권리'와 '교육을 할 권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다시 말하면 '학생의 학습권, 학부모의 교육권, 교사의 수업권, 학교 설립자의 교육 관리권, 그리고 국가의 교육 감독권' 등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 교권이다" 그렇다. 참된 교권은 학생인권이 존중될 때 빛을 발한다.

학교 교육의 주체는 교사, 학생, 학부모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학생은 교육의 주체가 아니었고 단지 객체였을 뿐이다. 이제는 학생이 교육의 당당한 주체로서 학교일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학생은 교복 착용의 직접적인 당사자임에도 지금까지 교복 착용 여부에 대한 의견조차 낼 수 없었다. 교복을 입을 당사자인 학생에게 교복 착용 여부를 선택할 기회를 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법을 제정하면서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할 때 법 집행의 정당성이 보장되는 것처럼 학교 교칙을 제정할 때 학생이 주도적으로 참여한다면 교칙은 저절로 지켜질 것이다. 민주시민으로서의 교육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정금교회, 하나교회, 한교회의 교인들은 경남의 학생인권조례 제정 취지에 공감하며 동 조례가 원만하게 통과되어 우리 학생들이 학생의 인권 뿐 아니라 교사와 부모의 권리를 존중하는 민주시민으로 당당하게 성장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2018. 10. 31. 정금교회, 하나교회, 한교회 교인 일동.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10월 31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10월 31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 찬성 입장을 밝혔다.윤성효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10월 31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정금교회·하나교회·한교회 교인들은 10월 31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남학생인권조례 찬성 입장을 밝혔다.윤성효
#경남학생인권조례 #정금교회 #한교회 #하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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