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햇살에 선홍빛으로 익어가는 산수유 열매. 지난 봄 노란 산수유 꽃으로 돌담과 산골마을을 화사하게 수놓았던 그 나무다.
이돈삼
절기상 입동이 지나고, 소설이 다가온다. 가을도 이제 뒷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가을의 뒤태는 여전히 현란하다. 단풍으로 물든 산하는 마지막 화염을 불태우고 있다. 하얀 손 흔드는 억새와 바람에 춤을 추는 갈대도 애틋하다. 칠면초가 활짝 핀 갯가, 주홍빛 단내를 머금은 곶감이 익어가는 산골 마을 풍경도 아름답다.
산자락이 빨갛게 물든 지리산 기슭의 구례 산수유마을로 간다. 지난 봄날, 왕관처럼 생긴 노란 산수유 꽃으로 수 놓였던 마을이다. 지금은 산수유나무가 빨간 열매를 매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