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직 해고자들이 17일째 창원고용노동지청 3층 회의실을 점거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11월 28일 오후 5시30분 "한국지엠 비정규직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열었다.
윤성효
"한국지엠 불법파견 범죄자 카허카젬 사장 구속하라."
11월 28일 저녁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 모인 노동자들이 촛불을 들고 외쳤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류조환)가 "한국지엠 비정규직 투쟁승리 결의대회"를 연 것이다.
한국지엠 창원공장 사내하청업체는 지난 1월 말 비정규직 64명(1명은 탈퇴)을 해고시켰다. 해고자들은 1년 가까이 길거리에서 '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고용노동부는 지난 5월 한국지엠 창원공장에 대해 '불법파견' 판정을 내렸다. 고용노동부는 해고자 64명을 포함한 비정규직 774명에 대해 '불법파견 시정명령'을 했지만, 한국지엠은 이행하지 않았다.
고용노동부는 한국지엠에 1인당 1000만원씩 총 77억 400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했고, 회사는 과태료를 납부하지 않으면서 이의신청했다. 이와 관련한 (민사)소송이 현재 창원지방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또 파견법 위반(형사)에 대해, 창원고용노동지청은 지난 10월 카허카젬 사장을 소환조사했지만, 아직 고용노동부와 검찰은 아직 처분하지 않고 있다.
이런 속에 해고자 5명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간부를 포함한 8명은 지난 12일부터 창원고용노동지청 3층 회의실에서 점거농성하고 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가 적극 나서 사태를 해결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해고자 복직 문제에 대해, 그동안 창원고용노동지청의 중재 등으로 협상이 벌어졌지만, 아직 타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는 수정안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17일째 점거 농성이 계속되고 있는 속에, 이날 노동자 300여명이 참여해 집회를 열었다.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점거농성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이름을 부르며 "함께 싸워 승리하자"고 했다.
류조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은 "64명의 동지들이 해고된 지 1년 가까이 되어 간다. 회사의 '인소싱'과정에서 비정규직들이 해고되어 길거리로 내몰렸다"며 "법적 문제는 현재 소송 중이라 해결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해고자들은 빨리 복직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노동부와 검찰이 적극 나서야 한다. 노동자들이 조금만 잘못 하면 벌금과 구속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사측, 재벌은 불법 파견 판정이 났는데도 건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류 본부장은 "불법파견 판정을 해놓고도 소송 중이라는 이유로 노동부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다고 하니 안타깝다"며 "노동부가 더 적극 나서서 농성 사태가 더 오래 가기 전에 해결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수정안을 제시해 놓았다. 오늘 오후 창원고용노동지청장이 전화를 해서, 사측과 협의를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내일(29일) 안을 만들어 보내온다고 한다"며 "우리는 빨리 이번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더 강도 높은 투쟁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점거 농성하고 있는 비정규직 류아무개씨는 "집에서 전화가 와서 당분간 못 들어간다고 했다. 집에서는 빨리 오라고 하면서 '믿는다'고 하더라"며 "이번 사태가 빨리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연대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을 들고 "우리는 일하고 싶다. 현장으로 돌아가자"고 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