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핵경남시민행동은 12월 13일 오전 창원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시의회의 탈원전정책 폐기 촉구 결의문 통과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윤성효
"우리가 세계 최고의 원전 기술을 갖고 있다면, 창원 경제를 위해 마산 돝섬에 10만kW 짜리 원자력발전소를 건설할 것을 제안한다. 그 곳에 원전을 지으면 냉각수도 충분하고 인근에 주민이 없어 된다. 거기서 나오는 전기는 100만이 넘는 창원시민들이 1년 내내 전기를 쓰고도 남는다.
괜찮은 생각이지 않느냐. 진정으로 원전을 원한다면 정부에 요구하라. 아마도 그렇게 한다면, 창원에서는 시민 폭동이 일어날 것이다. 자기 지역에는 죽어도 안된다고 하면서 왜 다른 지역에는 원전을 지으라고 하느냐."
박종권 탈핵경남시민행동 공동대표가 12월 13일 창원시의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확성기를 통해 외쳤다. 최근 창원상공회의소가 정부의 탈원전 정책 폐기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창원시의회가 같은 내용으로 '결의문'을 채택하자 탈핵경남시민행동이 규탄하고 나선 것이다.
창원시의회는 지난 11일 정례회 본회의에서 자유한국당 손태화 의원이 낸 '정부의 탈원전정책 폐기 촉구 결의안'에 대해 재석의원 44명 중 찬성 23명, 반대 21명으로 가결했다. 현재 창원시의회 의원은 자유한국당 21명, 더불어민주당 21명, 정의당 2명인데, 민주당과 정의당 의원 가운데 일부 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탈핵경남시민행동은 "세계적인 탈원전 흐름에 역행하여 발의한 자유한국당 손태화 의원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며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의원 일부가 대통령의 탈원전정책을 반대하여 찬성표를 던졌을 것으로 합리적인 의심을 하면서 이 또한 규탄한다"고 했다.
이들은 "원자력은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외면 받는 사양 산업이다.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외면 받는 에너지원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한 사례는 없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원전 산업의 창시자이면서 우리나라 대부분의 원전을 건설한 회사인 웨스팅하우스와 프랑스 최대의 원전회사인 아레바가 왜 망했는지 생각하면 우리가 가야할 방향을 알 수 있다. 2013년 일본은 한국을 물리치고 터키 원전 4기를 수주했다"며 "그러나 지난 12월 4일자 조선일보 보도에 의하면 건설비용이 당초 25조 원에서 50조 원으로 치솟자 미쓰비시사는 결국 건설 포기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 이들은 "원자력발전의 종주국이면서 99기를 보유한 세계 1위 원전 강국인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 원전 사고 이후 30년 동안 원전을 건설하지 않았다. 2009년 이후 4기를 건설하던 중 2017년에 서머 원전 2기는 투입된 공사비용 10조 원을 포기하고 건설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증가하는 안전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웠고 재생에너지의 가격하락으로 경쟁력이 사라진 것이 중단 이유이다. 미국은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목표를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SK하이닉스는 애플로부터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았고, LG화학은 BMW로부터 전기차 배터리에 재생에너지 사용을 요구받아 폴란드 공장에서 해결방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거래가 무산됐다"며 "삼성SDI도 BMW로부터 납품 물량에 재생에너지 사용 요구를 받았다. 재생에너지 확대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수 사항이다"고 했다.
원전 사고를 우려했다. 이들은 "단 한 번의 핵발전소 사고는 국가 파산으로 가는 대 재앙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며 "따라서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명확한 진상조사와 함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당론을 재확인하여 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탈핵경남시민행동은 "지역경제를 걱정하여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시의원의 충정을 이해한다. 그 충정을 떳떳하게 지역주민들에게 보여주고, 책임 있는 활동을 위해서 기명투표를 하는 것이 옳다"며 "익명 뒤에 숨어서 표결한다는 것은 참으로 비겁한 일이다. 따라서 향후 창원시 의회의 모든 표결은 기명으로 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