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작업 중 사망한 하청업체 비정규직 김용균씨의 작업복.
전국공공운수노조
보도에 따르면, 신입사원인 데다 하청업체 비정규직이었던 김용균씨는 지급받은 모자 랜턴을 이틀 만에 분실했고, 그 뒤 추가 지급 요청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비용 문제로 인해 사측으로부터 추궁받을 것을 염려했던 것이란 해석이 타당해 보인다.
김씨 유품 중 하나인 손전등이 회사에서 지급한 제품과 달랐던 것도, 사망 현장에서 불빛이 환한 휴대폰이 발견됐던 것도 같은 이유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작업에 필요한 손전등과 건전지는 김씨가 사비로 구입했던 것들이었다.
물티슈와 샤워도구, 면봉 그리고 컵라면 등 김씨의 유품들은 모두 이 24살 비정규직 청년이 얼마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 왔는지를 보여주는 증거들이었다. 지난 14일 YTN 생방송 뉴스에 직접 출연한 김씨의 어머니 김미숙씨 역시 24살 아들이 일했던 열악한 환경과 더불어 그 아들이 가졌던 '목표'를 언급하며 비통한 감정을 감추지 못했다.
"부모로서 너무 미안하고 한스럽습니다. 저희가 이런 곳을 일하는 데라고 보냈고... 진짜 저는 모르는 상태에서 아들은 그냥 괜찮은 일자리라고 이야기하고. 어려운 것도 해봐야 된다고 얘기하고. 저번에 한번 휴일이 2~3일 정도 생겨서 왔는데 왔다 갔다 너무 시간도 걸렸어요.
그래서 자주 오는 것도 잘 못 하고, 와서 힘들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만두면 안 되겠냐고 그랬는데 아들은 내가 힘든 것도 참아가고 그리고 원래 한전이 목표이니까 거기서 경력을 쌓아가지고 그래서 자기의 목표를 이루겠다고 이야기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