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한남동의 한 동네 슈퍼에 “서울시 시민실천운동으로 검정비닐봉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으니 개인 장바구니를 준비해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장은미
민관협력기구인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의 '온실가스 1인 1톤(t) 줄이기 실천수칙 자료집(2016년)'에 따르면 석유화학제품인 비닐봉투는 생산에서 폐기까지 1장당 47.5그램(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국내 주요 제과업체들은 연간 비닐봉투 2억3000천만 장을 쓴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를 줄이면 30년생 소나무 165만 그루를 심는 효과(온실가스 1만925t 감축)를 기대할 수 있다.
환경부는 지난 5월 스타벅스, 엔젤리너스, 파스쿠찌 등 16개 커피전문점과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등 5개 패스트푸드점과도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다. 업체들은 ▲ 1회용품 사용을 줄일 것 ▲ 페트(PET)와 폴리스티렌(PS)이 섞여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 용기의 재질을 단일화할 것 ▲ 유색 종이컵을 단색으로 바꿔 재활용률을 높일 것 등을 약속했다.
커피전문점·패스트푸드점 1회용품 줄이기도 성과
이런 노력은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가 지난 8월 21일부터 이틀간 수도권 지역 커피전문점과 패스트푸드점 1052개 매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매장에서 사용된 1만2847개 컵 중 머그잔 등 다회용컵이 81.4%를 차지했다. 특히 634개(60.1%) 매장에서는 다회용컵만 사용했다. 이에 앞서 6~7월 조사 때는 226개 매장 중 66개 매장만이 100% 다회용컵을 사용해 29.2%에 그쳤다. 1회용컵 수거업체의 수거량도 6월 대비 63%로 감소했다.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엇갈린다. 김근원(32·부산 사하구 괴정동)씨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다 나오는 경우도 많은데 주문과 함께 마시고 갈지 결정해야 하니 난감할 때도 있다"며 "그동안 쉽게 1회용 잔을 썼는데 카페에서 잘 안 주니 불편함이 있다"고 했다.
이성민(31·부산시 남구 대연동)씨는 "처음에는 어색했는데 익숙해지니 크게 상관없는 것 같다"며 "다만 중국발 쓰레기 대란 이후로 급하게 진행되는 느낌이어서 기업이나 직원들은 좀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